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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돈과 몸,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
[기고] 돈과 몸,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
  • 승인 2008.12.2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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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외 경제사정이 참으로 어려운 이때, 연일 매스컴에 등장하는 사건 사고 소식 가운데 특히 우리 사회를 더욱 우울하게 만드는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긴 하지만 일부 신용불량자들이 저지르거나 개입된 범죄들이다. 이유와 명분이야 어찌됐건 간에 ‘돈 때문에 사람을 해치거나 죽이는’ 전형적인 예라는 점에서 다 같이 깊이 성찰해볼 문제라 여겨진다.

 돈은 매우 소중한 것이지만 쓰는 사람에 따라 이기도 되고 또한 흉기도 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들이기도 하다. 자신의 경제능력 범위 내에서 지출하거나 소비하려 하지 않고 우선 무엇이든 사고 싶은 대로 사고, 하고 싶은 대로 해놓고는 뒷감당을 못하게 되자 다급한 마음에 정상적이지 못한 방법으로 해결하려다가 돌이킬 수 없는 범죄의 늪으로 빠져들면서 타인의 인생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자기 인생 역시 망가뜨리는 우를 범한 것이라 하겠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 가운데 상당수의 정신건강이 얼마나 처참하게 무너져 내린 것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많은 사례들을 통해 세상의 병이 얼마나 깊은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병든 세상의 광풍과 노도에 휩쓸리게 되면 헤어나기가 그리 쉽지 않다는 것은 직간접 경험들을 통해 충분히 짐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문제는 휘말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중병 앓는 세상을 그대로 놔둔 채 그렁저렁 살아간다면 자기 자신은 요행으로 화를 면할 수 있을는지 모르겠으나 가족 친지와 자손대대로 후환거리가 되지 않겠는가 하는 점이다. 세상 병리현상들의 원인은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무리와 비자연의 삶, 즉‘무도’가 중요한 원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는 자명해지리라. 지혜로운 선각자들께서 “큰 병은 무도에서 생겨나는 것이다”라고 강조한 바를 곰곰 되새길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세계가 평화로우려면 각 나라가 잘 다스려져야 하고 그러려면 각 가정이 화목해야 하며 가정의 질서가 바로 서려면 그 구성원들의 심신이 건강해야 하며 그러려면 정성스러운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성인에 의해 제시된 틀과 길을 벗어나지 않으려는 자기 노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2500여 년 전에 서술된 대학의 첫머리에 이 글귀가 시사하는 바는 시공을 넘어 오늘의 현대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처방전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 같다. 즉 황금만능주의 병폐를 효과적으로 퇴치하기 위해서는 ‘격물치지, 성의정심’으로 대표되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위한 묘방을 활용할 필요가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격물치지’라는 말은 인성 교육을 통해 훌륭한 인격으로의 재탄생을 도모하기 위한 성현들의 ‘인격 도야 프로그램’의 핵심 내용을 담고 있는 키워드인 셈이다.

 돈과 명예 그리고 권력을 위해 자기 자신의 인생을 망가뜨리거나 하나 밖에 없는 생명을 걸고 도박을 벌이듯 범죄를 저지르고 사건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는 의외로 많다는 게 오늘의 슬픈 현실이다. 제발 어떤 계기로 인해서라도 제 인생의 소중함과 생명의 존귀함을 자각하여 심신이 건강한 사람으로 거듭나서 다 같이 무병장수의 복덕을 누리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바다.

김윤세 전주대학교 객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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