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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돈은 눈먼 돈인가
나랏돈은 눈먼 돈인가
  • 승인 2008.12.2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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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도 및 도내 시군의 국고보조 사업 운용은 대다수가 엉터리임이 드러났다. 특히 남해안 관광벨트사업은 그 대표적 사례로 한마디로 뻥이다. 감사원의 국고지원 사업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 도내 시ㆍ군이 나랏돈에만 탐을 낸 졸속사업을 추진, 그 실태가 드러났다.

 남해안 관광벨트 사업추진은 용을 그리려다 도마뱀도 못 그린 졸작임이 확인됐다. 또 민간자본 유치를 전제로 한 관광벨트화 사업이 나랏돈만 축내고 민간자본은 한 푼도 유치하지 못했다. 나랏돈만 눈먼 돈임을 실감케 했다.

 특화 및 지원사업도 모순덩어리다. 9억여만 원을 지원받은 남해군 모 노인전문병원은 대표가 출연금을 유용, 형사고발과 해임을 요구 받았다. 하동군은 보조금으로 취득한 물건이 담보로 제공되고 교부금 결정 취소법인에 추가지급 등 불거져 나온 것마다 문제다.

 감사원 조사 결과 교부된 국고 보조금의 절반 정도가 사업 준비 부족 등으로 제때 집행되지 않아 매년 1조 7000억 원 이상이 해당 연도에 집행되지 못하거나 사장된 것으로 드러났다.

 2005~2007년 경남도 등 6개도 및 산하 시ㆍ군에 대한 연평균 국고보조금 교부 액은 3조 8759억 원으로 이 가운데 54%만이 집행되고 나머지 1조 7842억 원은 다음 연도로 이월됐다.

 이처럼 막대한 국고보조금의 사장에는 중앙정부 지자체 할 것 없이 똑같다. 중앙 부처는 부지 확보, 인ㆍ허가 및 주민 동의 등 사전절차 이행 여부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사업계획서만을 근거로 국고보조금을 교부한 것이 문제다.

 즉 도 및 시군에서 계획서만 제출하면 지급해 주는 ‘묻지마 보조금’이 만연한 탓에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

 기초단체에서 나랏돈을 타내려고 엉터리보고를 했다는 사실이 이번 감사원의 감사 결과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김해, 진해, 거제, 사천시 하동군 등 도내 시ㆍ군이 각종규정을 지키지 않은 채 국고보조금을 수령했고 제대로 된 집행 및 사업을 하지 못해 감사원의 지적을 받은 것이다.

 도내에서 추진된 남해안 관광벨트사업은 타당성조사에 앞서 과욕이 앞선 탓이다. 특히 단체장에 의한 추진의욕은 치적과 궤를 같이해 졸속으로 추진된 사례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관광자원이 부족하고 사업성이 떨어지는데도 해당 지자체의 무리한 사업추진이 그 원인이다.
 진해 해양공원은 174억 원의 민자 유치를 전제로 178억 원의 국비보조금을, 김해 도예촌은 49억 원의 민자 유치를 계획, 85억 원의 국비를 지원받았다. 거제 해금강 집단시설지구는 300억 원의 상업시설 유치를 약속하면서 44억 원의 국비를, 사천 실안ㆍ비토지구는 303억 원의 민간시설 유치 계획으로 36억 원의 국비를 지원받았다.

 하동 금성지구도 50억 원 상당의 콘도유치를 계획한 채 10억 4000만 원의 국비를 집행하는 등 도내 5개 관광벨트 사업은 국고만 쏟아 부은채 민간유치 실적은 제로여서 사업이 제대로 될리가 없다.

 특히 이번 조사 결과 엉터리보고로 국고보조금을 타 낸 것도 문제지만 2008년 사업 중 추진이 안 돼 국고보조금이 사장된 것은 국고예산 집행의 큰 문제다. 사업계획의 차질로 보조금을 사장시킨 해당 지자체는 감사결과와는 상관없이 예산집행의 철저한 관리가 요구된다.

적정한 예산운용은 어려운 나라살림의 첩경이기 때문이다. 경남도지사님, 그리고 시장, 군수님. 나랏돈은 눈먼 돈이 아닙니다. 혈세란 사실입니다.

박재근 창원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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