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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노인은 내일의 우리들
[기고] 노인은 내일의 우리들
  • 승인 2008.12.17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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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의 이미지는 역사에 따라 달라져 왔다. 고대에는 영웅이나 예언자들의 대부분이 장수한 백발노인의 모습으로 등장하였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어 감에 따라 노인의 우울한 이미지가 강조되면서 노인의 비통함을 호소한 것이 많아졌다. 로마시대의 철학자 M. Cicero는 그의 저서에서 노년은 인생의 무거운 짐이긴 하지만 노령에 대해 비극적인 이미지만 갖는 것에 경고를 주기 위하여 “노인의 능력, 예절 그리고 만족을 옹호하라”고 말하였다.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08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인 인구는 501만 6000명으로 총 인구의 10.3%를 차지하고 있다.

 노인인구는 계속 늘어나 2016년이면 14세 이하의 유년인구보다 많아져 2018년에는 고령사회(14.3%),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20.8%)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노인인구의 증가는 매우 심각한 영향을 주게 되며 이미 우리 사회 곳곳에서 그 징후가 나타나고 있어 경제, 산업적 영향뿐만 아니라 가정적으로도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노인인구의 증가에 따른 사회적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정책과 제도가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노인 문제에는 노인층이 그 해결 주체가 되어야 한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노인층을 피동적인 자원 소비층에서 능동적인 자원 생산 주체로 전환시켜야 한다. 그리고 노인층과 관련된 새로운 산업을 개발하여 또 하나의 성장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바로 이러한 목적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이 고령친화산업이다. 고령친화산업은 관광, 의료, 복지 등의 분야에서 계속 성장하고 있는 노인층의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창출되는 산업이다. 아울러 일반 산업분야와는 달리 노인층에게 비교적 강도와 전문성이 약한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고령친화산업은 노인층의 수요 충족과 노인층의 고용을 증대시킬 수 있는 블루 오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노인인구의 급격한 증가로 인하여 현재 고령친화산업의 급속한 성장이 예상되고 있지만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며 또한 질적, 양적인 측면에서도 선진국과 비교해서 많이 부족한 형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그동안 급속한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신체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취약한 노인계층을 대상으로 국가차원의 재정지원 미흡, 노인복지 및 문화 활성화 미흡, 고령친화산업에 대한 무관심으로 노인의 권익과 안전이 보장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고령친화산업도 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된 올해를 기점으로 다양한 부문에서 제품 상용화와 연구개발이 촉진되면서 활성화 단계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국내의 상황에 발맞추어 필자를 비롯한 여러 전문가들이 모여 한국고령친화산업협회를 설립하였다. 이 협회의 구체적인 사업 목표는 고령친화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각종 세미나 및 포럼 개최, 그리고 고령친화산업 육성을 위한 기업(인) 교육 및 지원 등을 통하여 한국의 고령친화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우리 사회의 노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령친화산업과 같은 제도적, 정책적 접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노인층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노인들은 우리 사회에서의 이질적인 존재가 아니라 모든 사회 구성원들과 동질적이다. 노인들을 사회에서 배제되는 수동적 존재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 필요한 능동적 집단으로 인정해야만 노인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가 TV에서 50대의 불구아들을 데리고 사는 90세 할머니가 소개된 적이 있다. 하나의 비극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머니는 아직은 자신이 아들에게 필요한 존재임을 알기 때문에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고 있었다.
 모든 노인들, 우리의 어르신들이며 내일의 우리들, 이 마찬가지일 것이다. 노인문제의 가장 기본적인 접근은 그들이 별개의 집단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울타리에 있으며 나름대로의 책임과 역할이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조 현 인제대 보건행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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