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6:21 (토)
[기고] 심신 평화속 세월의 강 건너기를
[기고] 심신 평화속 세월의 강 건너기를
  • 승인 2008.12.1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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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해의 마무리를 준비하는 송년 모임들로 바쁜 일정을 보내는 이들이 부쩍 많아졌다.

불경기로 인한 전반적인 소비위축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할 건 해야겠다는 의지는 여전한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경제적으로 좀 어렵다고 해서 우리들의 패기가 위축되고 사기마저 저하되어서야 되겠는가?

연말연시 회식에서는 의례적으로 술과 노래가 곁들여지게 되고 술의 특성상 마시다 보면 과음할 소지가 높아지게 마련이어서 자칫 건강에 무리를 주거나 악영향을 미치게 할 소지가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여 이번에 만큼은 마음을 더욱 굳게 다질 필요가 있으리라 생각된다.

대개 송년의 회식 분위기가 무르익게 되면 술을 그만 마시고 싶다고 더러 의사표시를 해도 괜찮아, 괜찮아 하면서 자신도 취한 상태에서 계속 권하는 광경을 보게 된다.

서로간의 관계가 친밀하다는 의사표시로도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술을 그만 마시고 싶다는 당사자의 의사를 좀 더 존중하고 배려하는 음주문화를 이제는 정착시켜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생명이 하나쯤 더 있다면 몰라도 너나할 것 없이 오직 하나밖에 없는 생명의 건강까지 해쳐가면서 주색과 가무를 즐겨야 할 필요성과 당위성이 있을 런지 깊이 성찰해 볼 문제이다.

한 해를 보내면서 아쉬움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이해되고, 친목 도모가 중요하다는 생각도 든다. 또한 그동안 누적된 스트레스를 해소할 필요성도 대두되겠지만 더더욱 중요한 것은 역시 뭐니 뭐니 해도 우리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손상시키지 말고 지속적으로 보전하는 일일 것이다.

쉼 없이 돌아가는 세월의 수레바퀴가 어디를 향해 굴러가든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들의 생명은 제각각 더없이 존귀한 것이고 그 ‘생명의 건강’ 또한 지극히 소중한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우리들의 삶의 모습은 어떠한가. 건강에 대해 무관심할 뿐만 아니라 매우 소홀히 여기는 것은 기본이고 제 생명을 스스로 해치는 비극들 역시 비일비재한 실정이고 보면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어떻게 하면 좋을 지 갈피를 잡기 어렵게 된다.

지금은 암, 난치병, 괴질이 창궐하는 공해시대인 만큼 오염된 공기, 물, 식품을 통해 체내로 유입되는 각종 유독성 물질에 끊임없이 시달려 인체의 면역체계는 자포자기 상태 일보 직전까지 가있는 데도 이를 무시하고 무리한 생활로 일관하는 ‘무도와 비자연의 삶’의 행태를 바꾸지 못한다면 결과는 불문가지 아니겠는가?

미국의 금융위기에서 촉발된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암담한 현실의 무게와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고민 끝에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최근 급격하게 늘어나는 추세이다.

뭔가 생명의 소중함에 대한 이해가 태부족한 상태에서 맞이하는 고난의 무게를 감당하기 힘들었으리라 짐작은 되지만 어쨌든 이것도 하나의 ‘생명경시’풍토의 산물이 아닌가 여겨져 심히 우려스러울 뿐이다.

자기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인식을 근거로 한 ‘건강 중심’의 생각과 판단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 올 한해 마무리의 가장 중대한 일중 하나라 할 것이다. 어떤 시련과 고난이 닥치더라도 건강만 뒷받침된다면 시간을 갖고 하나하나 해결해나갈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그동안 쌓은 공든 탑과 명성, 부는 허망한 모래성처럼 결국은 무너지고야 말 운명에 처해지지 않겠는가.

이런저런 이유로 이번 무자년 한 해를 마무리 지으면서 꿈에도 잊지 말아야할 화두는 바로 ‘심신평화(心身平和)’라고 하겠다. 헝클어진 마음을 추슬러 평정을 되찾고 부조화로 빚어진 신체의 병고를 극복하여 몸과 마음의 평화를 온전히 유지하거나 회복할 수 있도록 기도하는 마음으로 송년에 임하는 것이 좋겠다는 고언을 드린다.

김윤세 전주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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