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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ㆍ군수님 돈내고 상 받았습니까
시장ㆍ군수님 돈내고 상 받았습니까
  • 승인 2008.12.14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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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마 돈 주고 상을 샀을까.

 이런 수군거림이 도내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최근 들어 여론의 뭇매를 맞는 것은 전국 상당수의 시장, 군수들이 돈을 건네주고 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경남도내는 물론이고 전국 각처의 일부 선출직 단체장들이 홍보 또는 접수비 등 명목으로 돈이 건네졌다는 것이다. 그것도 시민들의 혈세로 말이다.

 도내 A시장, B시장, C군수 등은 OO대상 등을 수상, 그 기념으로 청사에 대형 현수막을 내 걸었다.
 물론 주민들에게 자신의 뛰어난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다. 한마디로 날 알아 달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 중 돈이 거래된 상이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들었다.

 소가 들어도 웃을 일을 일부 선출직 단체장들이 해냈다는 것이다. 시쳇말로 아이들 장난질도 아니고 1970~1980년대 유행한 치맛바람도 아니다.

 문제는 단체 또는 기관에서 수상과 관련, 제의가 와도 어떤 명목이라도 돈이 거래된다면 하지 말아야 한다. 상을 제의한 그 기관 단체를 질타하기에 앞서 수상경력을 자랑하려는 그 작태가 더 한심하다는 것이다.

 상을 주관하는 단체의 실체조차 불분명한 것에도 이에 편승, 단체장 등은 자신의 이력을 쌓기 위한 것에서 비롯됐다. 한마디로 지향점은 달라도 궤를 같이하는 것은 누이 좋고 매부 좋다는 식이다.

 민선 단체장들을 평가해 시상하는 자치대상, 경영대상, CEO대상 등을 비롯하여 자랑스러운-, 존경하는-, 등의 수식어가 붙는 상이 쏟아지고 있다. 즉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것이다.

 상이라는 것은 남발하거나 권위가 없으면 빛이 바랜다. 오히려 오욕이 될 수도 있다. 상에도 질이 있다는 것이다. 주최 또는 주관하는 기관ㆍ단체가 분명하고 심사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해야 권위가 선다. 노벨상이 권위를 인정받고 선망하는 것은 이런 조건을 모두 충족하기 때문이다.
 상은 그동안의 공적에 대한 평가를 통해 주어지지만 격려와 채찍의 의미도 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어지는 상이야 말로 주고받는 사람은 물론이고 모두를 즐겁게 한다.

 최근 실체도 불분명한 언론단체가 주최, 26개 기업 및 선출직 자치단체장들을 상대로 한 ‘2008 존경받는 대한민국 CEO 대상’ 수상과 관련, ‘홍보비’ 명목으로 1500~2000만 원을 입금토록 돼 있었다니 상을 만든 목적은 뻔하다.
 또 단체장은 치적을 위해서는 돈을 내고도 상을 받겠다는 속내도 문제다. 지난 2~3년 전부터 검증되지 않은 단체들이 돈 받고 선출직 자치단체장들을 상대로 한 ‘상 판매’행위가 적지 않다니 한심한 일이다.

 2008년도 다하는 한해, 칼바람의 경제난에 서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살얼음판을 걷는 힘든 마당에 단체장들은 자신의 치적을 부풀리기 위해 혈세를 낭비했다니 딱한 노릇이다.

 자신의 부끄러움도 숨기고 돈 건넨 수상 이력을 자랑스럽게 주창할 시장, 군수가 있다면 이는 교만이다. 그 결과는 지적ㆍ도덕적 균형상실과 판단력을 잃는 휴브리스(hubris) 증상이다. 오만의 덫‘은 지도자가 경계해야 할 함정이다.

 또 인식의 오류는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기 십상이고 그 폐해가 지역 전체에 미친다는 사실 때문이다.

박재근 창원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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