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으로 얼어붙은 국회의사당
정쟁으로 얼어붙은 국회의사당
  • 승인 2008.12.08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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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 한반도를 강타했던 강추위는 한풀 꺾였다. 당분간은 평년기온을 되찾을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도 있었다.

 하지만 새해예산안과 감세법안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던 정치권에는 냉기류가 여전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박연차 리스트’도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100일간의 정기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더 차갑다. 무엇보다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을 넘겼을 뿐만 아니라 정기국회 회기 안 처리도 무산됐다.

 여야 정치권은 그 동안 정쟁에 몰두했다.

 여당은 지난 10년을 ‘잃어버린 세월’이라며 과거 정책을 전면 부정하고 나섰다. 야당은 ‘과거로의 회귀’라며 상임위 ‘보이콧’까지 강행했다. 여당이 정쟁의 불씨를 제공했고, 야당이 불을 지핀 셈이다.

 오늘자로 18대 국회 첫 정기회가 막을 내리고 10일부터는 겨울 임시국회가 시작된다.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여야 원내대표는 에둘러 오는 12일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그렇다고 연말 임시회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예산안 처리가 이뤄진다 해도 짧은 심사기간 충분한 심사가 이뤄졌겠느냐는 지적이 불가피한 상태다.

 게다가 정기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민감한 법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우선한나라당은 좌편향을 바로잡겠다는 ‘불굴의 의지’로 금산분리 완화,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집단소송법 개정, 사이버 모욕죄 신설 등의 법안들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이들 법안을 ‘우편향 정책’이라며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른바 ‘부자감세’ 법안과 한미FTA 조기비준 여부를 둘러싸고는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국민 대의기관이면서 동시에 입법기관인 국회가 매년 스스로 만든 법을 어기면서까지 정쟁에 휩쓸리는 것을 지켜봐야 하는 국민으로서는 착잡할 따름이다.

 더욱이 지금의 상황은 1분도 허비할 시간이 없다. 유례없는 세계 경제위기로 나라마다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국민 모두 한마음으로 대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벌써 실물경제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절박하다.

 그런데도 국민들의 기억에는 국회 차원에서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은 것이 없다.

 그렇다고 ‘책임지는 정부’와 ‘일하는 국회’가 요원한 것만은 아니다. 정부여당은 전 세계가 서민층 지원에 심혈을 쏟고 있는 만큼, ‘부자감세’ 보다 민생현안부터 챙겨야 한다는 목소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야당도 변해야 한다. 지금은 여당과 ‘주고받기’식의 협상을 할 때가 아니다.

 1분이 아까운 상황이다. 야당이 각종 민생법안으로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는 일이 지속된다면 ‘공범’이 될 수도 있다.

 국민들은 국회의원들의 ‘세비 10% 반납’ 같은 것을 원하지 않는다.

 요구한 바도 없다. 세비 10%를 더 받아가더라도 지금의 위기국면을 돌파할 근본적이고 구체적이며 동시에 실현 가능한 대책을 제시해 주길 기다리고 있다.

 실제로 서민경제 파탄과 중소기업 줄도산이 이미 현실화되기 시작한 마당에, 다가오는 임시국회에서도 여야가 민생현안에 등을 돌리고 국회를 공전시키면 어떻게 될까? 국민들의 시선은 의식하지 않고 정쟁에만 몰두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예단하긴 어렵지만 나라 곳간에서 국회 운영에 들어가는 돈이라도 아껴보자는 말이 나올 수도 있다.

 ‘국회무용론’을 넘어 국회해산을 요구하는 냉엄한 국민 여론에 직면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박유제 서울취재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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