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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이카루스의 추락
[발언대] 이카루스의 추락
  • 승인 2008.12.0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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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루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인물이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이카루스는 밀랍으로 만든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다가, ‘더 높이’라는 욕망에 사로잡혀 태양에 너무 가까이 다가감으로서, 태양열에 날개가 녹아 추락해 죽는다.
 그리스 신화가 흔히 그렇듯 이카루스 또한 인간의 한 원형으로 끝없는 인간의 욕망이 초래할 비극을 예고한다. 어쩌면 현대의 우리들 모두가 이카루스의 욕망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아닐까?

 음식은 단순히 에너지를 제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각의 쾌락을 위해, 음식문화의 향유를 위한 수단으로, 의복은 위생, 보온의 기능을 떠나 자신을 남과 차이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된다.

 주거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소비수준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로서 기능한다. 모든 사물이 본래의 기능으로 가치평가 받기보다, 그것이 나타내는 생활 수준, 계층의 차별화를 위한 분위기 표출로서의 가치에 의해 평가받고 소비되고 있다.

 우리는 기분에 따라 언제든지 분위기를 바꾸고 싶어하며, 항상 자신보다 높은 계층으로 상승하고자 하는 욕구를 지니고 있다. 생존을 위한 소비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분위기를 위한 사물의 소비에는 한계가 없다.

 지구생명체는 물, 바람, 빛, 미생물 등으로 자체정화능력과 면역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인간이 만들어 내는 합성물질에는 전혀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인간이 죽으면 수십년안에 대부분 자연으로 돌아가지만, 비닐봉투는 수백년이 지나도 자연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인간은 자연의 산물이지만 비닐은 인간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끝없는 인간의 갈망은 풍요속에서도 항상 부족해 더 많은 사물의 창출을 필요로 하게 하고, 수많은 사물들을 폐기처분하게 만든다.

 그러나 이 사물들의 원료는 인간 생명의 원천인 지구로부터 나오며, 그 절대량은 유한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더 높이’의 욕망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한다면 자연은 우리를 한순간에 추락시킬 수도 있다.

허선영 진주시 문산읍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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