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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군분투 기업잡는 루머 근절돼야
고군분투 기업잡는 루머 근절돼야
  • 승인 2008.12.03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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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침체의 여파로 수주 및 자금난을 겪는 마당에 악성 루머는 직격탄입니다. 경남도내 한 중견 건설업계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악성 루머는 최근 인기 여성 탤런트를 자살로 치닫게 한 원인을 제공,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 후 악성 루머가 사회문제로 비화, 국회에서 ‘악성 루머나 악필을 유포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처벌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이른바 속칭 ‘최진실법’의 논의가 공론화되기도 했다.
 악성 루머는 예나 지금이나 연예계는 물론 증권가 등에서 크게 성행, 논란을 빚지만 최근에는 가뜩이나 어려운 건설업계가 ‘루머 공포’에 휩싸여 시달림을 받고 있다.

 건설업계의 루머는 한두 번이 아니지만 미국 판 금융위기 여파로 국내외 경기침체와 맞물려 각종 악성 루머들이 건설업계와 금융계에 떠돌고 그 파장이 만만찮다.

 최근 도내에는 이곳저곳의 건설 회사를 두고 자금난을 겪는다. 그 회사 살아날 수 있을까 등 유비통신, 카드라 통신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최근 수도권 모 건설업체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타 시ㆍ도의 건설사 부도 등 줄도산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경남지역에도 악성 루머가 끊이질 않는다. 물론 건설업계의 어려움은 경영적 측면의 문제도 없지 않다.

 그러나 현 상황은 경영내부요인에 비해 루머가 그 원인이 되어 더욱 자금난을 겪게 만든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최근 들어 도내 건설경기는 터널 속에서 벗어나지 못해 일감부족으로 곤욕을 치루고 있다. 도내 일반건설업체의 경우 지난해 평균 수주액은 34억 원으로 전국 평균 100억 원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또 전문 업체들의 지난해 평균 기성액(공사비 결재완료 기준)은 9억 6000만 원으로 전국 평균 18억 5000만 원의 절반에 그칠 뿐이다.

 이로 인해 건설업계는 최근 도에서 회의를 갖고 “건설업 경기 침체로 기로에 서 있다”며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대책을 호소하기도 했다.

 공종별ㆍ공구별 분할이 가능한 대형공사의 지역의무공동도급, 지역제한, 분할발주 등으로 업계의 숨통을 터 주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경기침체로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넘치고 이로 인해 자금마저 회전이 쉽지 않고 새로운 사업 진행도 꽉 막혀 불어나는 금융비용마저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특정업체에 대한 루머는 나오기 무섭게 ‘유비통신’을 타고 지역 전체로 확산된다.

또 물 타기를 더해 자금줄을 옥죄는 원인을 제공하는 단초가 되고 있다.

 이같은 과정의 증폭에는 당연하게 자금줄의 통로가 좁혀들기 마련이다. 근거 없는 악성 루머로 건설업계는 한마디로 ‘풍전등화’의 지경에 이르렀다. 루머가 점차 확산되고, 자금줄이 막힌다면 견실한 업체도 부도가 날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금융위기와 함께 국내 건설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증권가나 금융가를 중심으로 특정업체의 부도설이 유포되면서 굴지의 건설사들도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1차 부도위기에 처한 사례도 있었다.

 경제위기를 틈탄 각종 악성 루머가 확산되자 임채진 검찰총장은 최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검찰권 행사’지침을 발표, 검찰도 글로벌 금융 위기 앞에 놓인 한국 경제 회복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임 총장은 악성 루머를 퍼뜨려 기업의 신용을 훼손하는 행위를 엄단하라고 일선 지방검찰청에 지시했다. 특정 기업의 자금난이나 부도설을 유포하는 신용 훼손 행위 등이다. 국가경제의 한 축인 건설업계의 동맥경화는 곧 우리가 겪는 어려움과 맥을 같이한다.

 어려움을 겪으면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건설업계를 위해 사회적 관심이 요구된다. 물론 업계도 구조조정을 통한 자정노력 또한 요구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악성 루머는 견실업체마저 유탄 세례를 당하기 십상이다. 생사람 잡는 루머는 근절돼야 한다.

박재근 창원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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