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18:25 (화)
[열린마당] 안전장구는 생명줄
[열린마당] 안전장구는 생명줄
  • 승인 2008.11.26 1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입동이 지나고 낮에도 쌀쌀함을 느끼는 오후, 해도 뉘엿뉘엿 저물어 저녁으로 넘어갈 즈음에 정적을 깨는 출동 벨 소리가 울렸다.

 "삼정, 구조대 구조 구급출동 삼정동 성모병원 앞 화물주차장부근 지하맨홀사고"라는 다소 긴장된 출동 지령 소리가 들렸다.

 대원들은 하고 있던 야간출동대비 장비점검을 멈추고 구조차에 뛰어 올라 현장으로 향했다. 차량 내에서 대원들의 안전사고를 우려하여 개인 안전장비를 철저히 착용하라는 톤 높은 부대장의 지시를 들으며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현장에 도착하여 부대장이 신고자에 사고 상황을 확인한바 1명이 맨홀내부 작업 중에 의식이 불분명해지자 또 다른 1명이 도와주기 위해 재차 들어갔는데 나지막한 고함소리만 들리고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나일론 줄을 밖으로 땡기주이소"라는 말이 지름 50cm도 채 안되는 관을 따라 계속적으로 들려왔다. 그 끈은 깜깜하고 좁은 하수관내에서 작업을 하는 인부들에게는 생명과도 같은 끈이었다.

하수관을 따라 요구조자의 위치에 접근하던 2명의 대원들은 끈에 요구조자가 묶여있음을 감지하고 밖으로 당기기 시작했다. 있는 힘을 다해 약 4분여를 끌어 당겼을 때 요구조자 강 모씨의 다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요구조자는 다행이 의식은 있어 5m 높이의 계단을 타고 나가는 동안 혹시나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하여 몸에 로프를 묶어 지상에 있는 구조대원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지상으로 구조하였다.

 워낙 이런 지하 맨홀 작업엔 베테랑이다 보니 인부들은 제대로 안전 장구를 챙기지 않고 들어간 것이다.

 아무리 뛰어나고 경험이 많아도 안전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

 구조 활동이나 진화를 하다 나도 모르게 안전 장구를 대충 챙기고, `빨리 하고 들어가야지` 하며 활동하진 않았나 생각해보게 되었고, 스스로 반성하게 되었다.

조성호 김해소방서 소방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