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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3.15 의거, 국가기념일로 제정해야
[특별기고] 3.15 의거, 국가기념일로 제정해야
  • 승인 2008.11.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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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등 여러 분야에서 민주주의의 완성을 향해 가고 있는 오늘날, 부당한 정치권력에 맞서서 국민의 자유권과 참정권의 가치를 되찾는 데 효시가 되었던 ‘3.15 의거’의 역사적 의미가 우리 곁에서 점차 빛을 바래어 가는 현실이 무척 안타깝습니다.

48년 전 우리는 자유·인권·정의에 대해 깊은 열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당시 집권당은 독재 장기 집권을 공고화하기 위해 3?15부정선거를 획책하여 유권자 조작 및 협박, 사전투표 및 공개투표 등 각종 부정행위를 저질렀습니다.

이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마산에서 일어나 무려 8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습니다.

무고한 시민의 숭고한 희생의 결과 4월25일 이승만 대통령은 하야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는 1948년 민주공화국 체제로 대한민국이 수립된 이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우리 국민이 피를 뿌린 첫 번째 민주화 제단이 되었습니다.

그 지대한 영향아래 4.19 혁명이 있었고, 부마민주항쟁, 5.18 광주 민주화 운동, 6.10 민주항쟁까지 이어짐으로써 우리나라는 진정한 민주화를 이루어 왔습니다.

3.15의거는 마산시민들이 독재정부의 부정선거에 자신들의 목숨을 던져 항거함으로써 대한민국 민주화 역사의 큰 획을 그었던 최초의 시민운동으로 자유·민주·정의를 표상하는 숭고한 정신적 가치입니다.

단지 4.19혁명의 도화선 또는 한 과정에 불과하다는 폄훼를 넘어,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의 효시로서 진정한 역사적·국가적 평가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4.19 혁명이 지난 1973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었고,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역시 2000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어 국가적 차원에서 기념하고 있으나, 정작 한국 민주화의 모태가 된 3.15의거는 아직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자발적 시민의 참여로 소중하게 얻어낸 민주주의가 과거로 묻혀 역사의 뒤 칸으로 사라지지 않도록 반드시 국가기념일로 제정되어 우리 자라나는 세대가 진정한 민주주의의 함의를 되새겨보고, 그들 스스로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사회에 책임 있는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정신적 자긍심을 마련해 주어야 할 것입니다.

현재는 마산 시민과 경남 도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그 얼을 기리고 계승해 나가기 위해 3.15의거를 ‘도민의 날’로 지정하여 기념해 오고 있습니다만, 이제는 3.15의거에 대한 역사적 자리매김을 제대로 함으로써 마땅히 ‘국가기념일’로 제정해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지난 11월13일 저는 상도동 김영삼 前 대통령 댁을 방문하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영삼 前 대통령께서도 “1994년 3월15일 당시 대통령으로 여·야가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정치개혁법을 공포.서명하는 자리에서 자유당정권에 항거, 80여명의 사상자를 낸 3?15 34주년을 맞아 이를 ‘의거(義擧)’로 규정한 바 있다”고 하시며 “3.15 의거는 국민적 민주화 투쟁의 효시로 그 숭고한 정신의 계승을 위해 4.19와는 또 다른 차원에서 별도로 국가기념일로 반드시 제정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정부는 ‘3.15 의거’의 고귀한 정신과 값진 희생을 우리 모두가 영원히 기억할 수 있도록 적극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에게도 값진 민주주의의 역사가 살아 있음을 널리 알려야 할 것입니다.

18일 3.15의거에 대한 역사적 의미의 재평가와 국가기념일 제정을 위해 국회에서는 이에 대한 뜻 깊은 토론회가 열립니다.

이날 소회의실을 꽉 채운 많은 분들의 성원 속에서 3.15 국가기념일 제정에 대한 많은 국민적 공감대를 확인할 것입니다.

더 늦어지기 전에 3·15의거의 참뜻을 길이 계승해 나갈 토대를 마련하는 국가기념일 제정에 많은 분들이 힘을 보태 적극 동참해 주시기 바라며, 우듬지처럼 어디로 뻗을지 모르는 역사속에서 그 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나가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이주영 국회의원 (한, 마산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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