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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골탑’ 대학등록금 대책 세워라
‘모골탑’ 대학등록금 대책 세워라
  • 승인 2008.10.2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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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등록금 1,000만원 시대, 부모의 등짝이 휜다. 대학은 지식의 전당 상아탑에서 60~70년대 서민들의 재산목록 1호인 소를 팔아 등록금을 대납하는 우골탑(牛骨塔)으로, 작금에는 부모의 등골을 팔아 공부한다는 모골탑(母骨塔)으로 불린다.

이 같은 상황으로 치닫자 경남도내 121개 단체가 참여한 ‘등록금 대책을 위한 경남 시민사회단체 네트워크’는 학자금 이자지원 조례제정 청원을 거부한 김태호 경남지사를 규탄한다고 나섰다.

물론 지자체가 나서 해결된다면 금상첨화다. 그러나 이는 국가적 인재양성이며 정부의 신용보증으로 시행되는 만큼 정부차원의 결단이 더욱 요구된다.

대학 학자금 대출 금리가 사상 최고치인 7.8%로 대학생을 둔 서민 가계부담은 이만 저만이 아니다.

경기 침체로 학자금 융자 건수도 최근 3년 사이 80% 가량 증가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올 국감에서 경남도내 대학생들의 학자금 대출 연체율이 전국에서 다섯 번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자금 대출액 총 6조4,011억원의 2.05%인 1,308억원이 연체 중이며 이 중 경남도내 대학생들의 학자금 대출은 6만5,261건에 1,860억900만원으로, 전체의 2.55%인 47억4,000만원이 연체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수치는 제주(4.55%)와 대전(2.85%), 전남(2.67%), 부산(2.60%)에 이어 전국에서 다섯 번째 높은 것이다.

특히 학자금 연체율도 지난 2월 2만6,800건으로 1년 사이 55.8%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학자금 제도의 도입 취지는 저소득층 자녀들이 경제적 문제로 학업을 중단해야만 하는 가슴 아픈 일을 막기 위해서다. 학자금 대출제도에 힘입어 대학을 졸업한 뒤 사회로 진출해 제 몫을 다하는 것은 국가의 미래와 직결된다.

‘등록금 대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전국 네트워크’가 최근 전국 148개 사립대의 2006학년도 수입과 지출을 분석한 결과 비합리적인 예산 편성 및 집행으로 모두 1조2,156억원의 차액을 내 적립금으로 비축한 것을 밝혔다.

적립금은 대학이 미래를 대비한 비축자금이다. 대학의 중장기적인 계획에 따른 일정액의 적립금은 인정되지만 현재처럼 등록금을 큰 폭으로 인상, 적립금 쌓기는 안 된다.

이 같은 결론의 의미는 결국 예산 편성 및 지출을 제대로 했더라면 등록금 인상 없이 학교 운영이 가능했을 것이란 지적이 가능하다. 등록금 인상은 개별 대학의 문제가 아니다.

해마다 큰 폭으로 인상되는 등록금이 서민물가의 원흉으로 등장하면서 국민 전체의 문제로 등장한지 오래다.

서민들과 학생들의 아우성에도 꿈쩍하지 않는 이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대학등록금이 왜 이렇게 비싼지 검증할 때가 됐다.

대학등록금과 적립금에 대한 철저한 검증으로 진상을 규명, 적립금의 적정수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등록금외의 다른 재원학보 의무를 명시하는 방법, 등록금결정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 설치 등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등록금장사를 한다는 비난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리의 미래는 학생들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같은 사실을 감안,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시책사업의 금리가 고정금리에다 3~4%대인 것과 비교할 때 즉시 시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진출을 앞둔 대학생의 신용불량자가 올해만 7,454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2배나 증가한 것은 심각한 사회문제다.

대학등록금상한제나 등록금후불제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학생들이 학자금 대출 콤플렉스에 시달림을 받지 않도록 저리의 고정금리, 후불제 도입 등 국가 시책사업으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박재근 창원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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