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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위기는 또 다른 기회
[기고] 위기는 또 다른 기회
  • 승인 2008.10.15 1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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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가 만병의 원인이라고 한다. 현대인은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가? 이런 스트레스는 물욕, 출세욕 등 지나친 욕심이 가장 큰 원인이다.

전 세계 경제를 순식간에 패닉상태로 몰아넣은 미국발 금융위기의 근본원인도 인간들의 과욕에서 초래되었다고 생각한다.

‘論語’에 나오는 ‘지나치면 모자라는 것과 같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고사가 지금 우리들에게 큰 교훈이 되고 있다.

2003년 미국은 1%대의 저금리로 유동성이 풍부해지자 돈이 갈 곳을 찾아 헤매다가 부동산으로 쏠렸다.

무주택자는 내집마련을 위해서 유주택자는 투자수단으로 부동산투자를 선택했고 2004년에는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자 미국의 투자은행들은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까지도 쉽게 집을 살 수 있도록 다양한 주택대출 파생상품을 개발해 돈벌이에 나섰다.

심지어 신용도를 불문하고 집값의 10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과도한 신용공여는 모기지시장에 자금경색을 불러왔고 급기야는 미국의 4대 투자은행인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 신청을 하고 그 여파가 미국을 넘어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로 쓰나미처럼 번져 나갔다.

지금 세계각국들은 ‘100년에 한번 올까 말까한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미국 워싱턴D.C에서 IMF 연례총회에 맞춰 G20(선진국+개도국) 재무장관회의를 열었고, 12일에는 유럽 정상회담 개최 등을 통해 이번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구체적인 추진방안은 좀 더 기다려봐야 되겠지만 위기극복의 모멘텀이 되길 기대해 본다.

흔히 미국이 기침을 하면 한국은 독감에 걸린다고 하는데 외환위기를 경험한 우리나라 국민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과도하게 심각한 측면이 있다.

2008년 대한민국의 경제는 10년전 외환위기때와는 많이 다르다.

우리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수출은 20%대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4분기에 들어서면서 무역적자의 주범이었던 국제유가도 크게 반락했고 치솟기만 했던 환율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어 4분기에는 무역수지의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또한 외환보유액도 1997년에 비해 27배나 많은 2,400억달러를 보유하고 있고, 기업들의 자기자본비율도 건실한 수준이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평상심을 되찾는 것이다.

정부는 정부대로 무역협회를 비롯한 수출지원기관들도 나름대로 현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무역업계의 가장 시급한 문제로 대두된 환헤지 파생상품인 키코(KIKO) 계약에 따른 막대한 기업환차손문제에 대해서 다행스럽게도 경남도가 지난 9일 도지사 주재로 중소기업 자금경색 대비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일시적인 자금난이나 키코로 인한 환손실로 우량 중소기업이 도산하지 않도록 1조5,4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지역 중소기업에게는 가뭄에 단비같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한편, 6만5,000여개의 무역업체를 회원사로 갖고 있는 한국무역협회도 금융애로 긴급대책반 가동, 무역기금 특별융자 실시, 해외바이어초청 수출상담회 개최 및 환거래 풀링(Pooling)시스템 도입 등 장·단기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10년 전 대한민국은 온 나라가 힘을 모아 IMF위기를 1년여만에 극복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다시 한번 저력을 발휘해 이번 위기를 또 다른 기회로 삼아보자.

송홍선 한국무역협회 경남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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