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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길 위의 랜드마크
[발언대] 길 위의 랜드마크
  • 승인 2008.10.07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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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들은 먼 길을 떠나는 나그네를 위해서 오리마다 오리나무를 심고 십리 또는 이 십리마다 시무나무를 심어서 나그네가 길을 잃지 않도록 이정표로 삼았다.

또한 마을 입구에는 느티나무나 팽나무, 회화나무 등으로 정자수를 삼아 그 마을에 도착했음을 알렸다.

이러한 노력들은 지금 그들이 어디에 있고 앞으로 얼마나 가야하는 지 거리를 가늠하게 해준다.

이러한 정자수는 케빈 린치(Kevin Lynch)가 말한 도시의 이미지를 구성하는 5가지 요소인 길, 경계, 구역, 교차점, 그리고 랜드마크 중 랜드마크에 해당한다 할 수 있다.

랜드마크란 사람들이 실제 이용하지 않더라도 그 지역 어느 곳에서나 참고로 하는 물리적 대상이다.

그 곳을 잠시 방문한 사람에게는 시각적으로 두드러진 물리적 대상에 관심을 갖게 되는데 별다른 건축물이 없던 시절에 마을 어귀의 정자수는 그 마을의 상징물이었던 셈이다.

파리에는 에펠탑이 있고 서울 남산에는 남산타워가 있다. 진주에는 남강이 흐르고 그 위에 촉석루가 있다.

이러한 건축물, 조형물, 자연경관들은 그 곳을 찾는 방문객에게 그 곳이 어디인가를 말해준다.

랜드마크는 도시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 지역의 자연환경과 문화를 대변하며 주변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역사적 산물로 그 땅에서 태어나 그 땅의 색채를 지녀야 한다.

야생동물들은 그들의 분비물로 그들의 영역표시를 한다. 우리나라의 행정구역은 산과 강으로 둘러싸여 교통의 편의에 의해 구분되어졌으며 그 길 위에는 경계표지가 있다.

경남도, 창원시, 창녕군 등 이러한 경계표지에는 동물들의 분비물처럼 그들만의 고유한 냄새가 아직은 없다.

단지 문자와 소리를 전달할 뿐 그 장소의 고유의 느낌을 담아내지는 못한다. 하지만 이러한 경계표지가 랜드마크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을 해외의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오는 10월 28일부터 8일간 환경올림픽이라 불리는 람사르총회가 경남 창원에서 열린다.

160여개국 정부대표 및 NGO 등 2,000여 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들 외국인들은 어색한 발음으로 경남도, 창원, 창녕, 우포늪, 주남저수지 등 우리고유의 지명을 부를 것이다.

그러한 낯선 한국의 고유 지명이 그들에게는 아직은 문자나 소리에 지나지 않지만 그들이 한국을 떠날 때쯤에는 경남도, 창원이라는 고유명사가 그들에게 의미를 지닌 꽃이 되어 있었으면 좋겠다.

윤용현 도공경남본부 조경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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