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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쌀 풍년농사의 역설
[발언대] 쌀 풍년농사의 역설
  • 승인 2008.10.06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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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은 유난히도 덥고 장마도 길지 않았다. 또한 태풍피해도 없어 과수를 비롯한 대부분의 농작물이 알찬 결실을 맺는 풍작이 예상된다.

특히 쌀은 절대 재배면적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생산량이 전년보다 크게 증가하는 대풍이 될 것 같다.

어릴 때 뼈저린 배고픔을 경험한 적이 있는 필자로서는 이러한 가을 대풍 소식을 들으면 직접 농사를 짓는 농부처럼 마냥 즐겁고 마치 세상을 다 가진 듯 푸근하고 뿌듯한 감동을 느낀다.

그런데 올해는 왠지 이러한 대풍 소식에도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하고 묵직한 걱정이 떨쳐지지 않는 것은 왜일까?

사실 해빙이 되기가 무섭게 농사일을 시작하는 농부들의 마음은 봄부터 가을까지 흘릴 땀방울과 고된 농사일에 대한 어려움은 생각지도 않는다.

오로지 가뭄에 시달리지 않고 풍수해, 병충해 없이 대풍이 되기만을 기원하고 지극정성으로 농작물을 돌본다.

특히, 올해처럼 풍부한 일조량과 가뭄이나 태풍피해 등 자연재해가 없는 농사환경은 분명 하느님의 은총이고 자연이 준 최대의 축복일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축복에도 불구하고 쌀은 이제 농부의 또 다른 큰 걱정거리가 되었다.

필자가 어릴 때만 해도 쌀은 생명이고, 돈이며, 부의 총체적 상징으로 모든 사람들의 관심거리였고 생산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지만 이제는 생산과잉과 수입 쌀로 인해 자유무역협정에서부터 정부수매 협상대상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고민하고 제 값을 챙겨 받지 못할까 우려하는 신세가 된 것이다.

말 그대로 풍년기근이다.

이런 와중에 지금 시중에는 값싼 중국농산물이 판을 치고 일부 식품에서 멜라민 성분까지 검출되어 온통 난리다.

일부 약삭빠른 수입업자와 부도덕한 상혼이 만들어 낸 현실이 그저 개탄스럽기만 하다. 그렇다고 보고만 있을 수도 없다.

이럴 때일수록 국민건강 전체를 함정에 빠뜨리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 쌀과 우리농산물을 잘 지키고 활용해 나갈 필요가 있다.

특히, 유아식품은 반드시 우리 쌀과 농축산물을 이용하고 기타 식품들도 우리 쌀을 이용한 제품구매에 우리 국민 모두가 앞장서 준다면 결코 생산과잉의 해결이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다.

우리 쌀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강력하고 광범위한 의식변화운동이 어느 때 보다도 절실한 때다. 언젠가는 우리 쌀이 최고로 우대받는 날이 올 것이다.

우리 쌀 화이팅! 경남 쌀 화이팅!

김성민 경남농협 조합경영검사부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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