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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자살 이끄는 ‘악플’대응을
연예인 자살 이끄는 ‘악플’대응을
  • 승인 2008.10.0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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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이 멀다 하고 들려오는 인기 연예인의 자살 소식에 사회가 또다시 충격에 빠졌다.

청춘스타에서 ‘줌마렐라’로까지 불리며 국민들의 큰 사랑을 받아온 탤런트 최진실씨의 자살 소식에 시민과 네티즌들은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이혼의 역경을 딛고 재기에 성공한 최씨의 사정을 사람들이 다 알기에 그의 죽음은 더욱 충격적이다.

정녕 죽음 밖에 길이 없었는 지, 세상에 남겨진 두 자녀의 삶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사람들은 안타까워 하고 있다.

무엇이 최씨를 죽음으로 내몰았는지 다 알 수는 없지만 고인은 일명 ‘25억원 사채설’로 무척 힘들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목숨을 끊기 직전에도 모친에게 ‘사채업 괴담’과 관련한 정신적 고통을 토로하며 ‘세상 사람들에게 섭섭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최씨는 약 한 달 전 일어난 탤런트 안재환씨 자살 이후 사채 관련 악성 루머에 시달렸고 소문 유포자를 처벌해달라는 진정까지 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안씨의 자살이 최씨와 관련 있는 지 조사했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근거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강조하고 있다.

경찰의 수사 결과가 사실이라면 그야말로 ‘헛소문이 사람 잡은’ 격이다.

수사당국은 일단 고인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괴소문의 진상을 신속히 규명해야 한다.

소문의 진상들을 낱낱이 밝혀 모든 의혹의 소지를 말끔히 제거함으로써 근거없는 낭설과 풍문들을 하루 빨리 가라앉혀야 한다.

최씨의 죽음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앞으로 자살하는 사람들이 더욱 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유명 연예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많은 사람들이 따라서 자살한다는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가 우리 사회에도 예외는 아니기 때문이다.

자살은 그러잖아도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된 지 오래다.

한국의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서도 가장 높아 가히 ‘자살공화국’이란 오명을 피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10만 명 당 자살률이 일본의 19.1명 보다도 훨씬 높은 21.5명이나 되고 교통사고나 간 질환, 고혈압 사망자보다도 자살자가 많다.

5분 마다 한 명이 자살을 시도하고 1시간에 한 명 이상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는 통계도 있다.

이런 마당에 젊음과 인기를 한 순간에 버리고 세상을 떠나는 유명인들의 행동이 청소년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지나 않을까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죽음은 엄숙한 것이다.

누구의 죽음이든 고인의 명복을 빌고 더욱 올바른 삶을 다짐하는게 살아남은 사람들의 도리이다.

국민적 스타의 죽음에 세인들의 관심이 쏠리는건 당연하겠지만, 무슨 스캔들이라도 난듯 호들갑을 떠는 일은 없어야 한다.

더욱이 헛소문과 괴담을 부풀려 입방아를 찧는 무분별한 사회 풍조는 사라져야 한다.

삶의 의욕을 잃고 세상을 비관해 자살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마당에 이웃에게 따뜻한 사랑의 손길을 내밀지는 못할 망정 멀쩡한 남의 가슴에 대못질을 해대서는 안된다.

만연한 악성 루머와 악플이 피해자를 죽음으로 내몰 수도 있다는 걸 이번 기회에 깨달아야 한다.

괴소문과 악플에 대한 당국의 대처도 이런 차원에서 보다 단호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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