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불신 언제까지
먹거리 불신 언제까지
  • 승인 2008.09.2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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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생쥐머리 새우깡’파동을 시작으로 한 각종 이물질 사고에 이어 광우병 파동 등 먹을거리 불신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중국발 멜라민 공포가 국내에도 상륙, 소비자 불안이 극에 달하고 있다.

해태제과의 미사랑 카스타드, 제이앤제이 인터내셔널의 ‘밀크 러스크’에서 확인된 멜라민 공포는 어디까지 확산될지 현재로서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멜라민은 비료나 합성섬유 원료로 쓰이는 공업용 화학제품이다. 중국발 멜라민 공포가 국경의 경계와 품목의 구분을 넘어섰다. 멜라민 분유, 멜라민 과자, 멜라민 우유, 멜라민 사료, 멜라민 수지, 멜라민 그릇까지. 멜라민은 일생생활 속에 녹아 있었고 쏟아져 나온 중국 멜라민 기반 제품들은 전 세계를 넘나들었다.
‘멜라민 안전지대’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도 ‘해당 사항 없음’을 선언했다가 뒤늦게 발견된 양식용 사료나 중국산 분유로 만든 과자는 불안감을 더 증폭시켰다.

중국에서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으로 제조된 제품은 국내기업의 상표 뿐 사실상 중국제품이다.

수입 제품의 통관과정에서 철저한 검역과 식품업체들의 안전관리가 이뤄졌다면 이런 파문은 없었을 것이다. 중국산 먹을거리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상황에서 중국산 제품을 수입하면서 품질관리에 소홀한 것은 ‘소비자에 대한 배신행위’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따라서 이번 사태는 정부 당국의 안일한 식품관리와 기업의 안전 불감증이 만든 합작 식품사고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식약청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대처했다면 이번 사태가 이렇게 확대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안일한 대처가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지적이다.

멜라민 파동의 불씨는 식기류까지 옮겨 붙고 있다. 멜라민은 가볍고 깨지지 않는데다 열에 강하다. 어떤 색과 모양으로든 가공할 수 있어 ‘만능 식기’로 자리 잡은 지 오래. 자주 시켜먹는 중국집 그릇이나 어린이용 식판, 기내식 그릇, 그리고 가정용 튀김젓가락, 뒤집개, 국자까지 ‘멜라민’ 표시가 빠지지 않는다.

정확하게는 멜라민을 주원료로 한 ‘멜라민 수지’로, 전문가들은 높은 온도에서 조리하면 유해물질이 배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소비자들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 밖에 스펀지 형태로 가공돼 수세미로 쓰이기도 하고, 케이크 밑판 소재도 멜라민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3월 미국에서 중국산 사료를 먹은 개와 고양이가 신부전증으로 잇따라 죽어가며 대규모 리콜 사태가 벌어졌다. 식약청은 농림수산식품부 관할로 치부, 사람에게까지 이어지지 않았고 멜라민의 문제는 그대로 묻혀 버렸다.

멜라민의 폐해는 언제 어떤 형태로 드러날지 모른다. 이미 여러 형태로 퍼져나간 멜라민의 독성은 지금도 어디선가 소비되고 사람에게 신장결석이나 신장염을 일으킬 수 있다.

현재 4명의 사망자와 5만3,000명의 피해자를 낸 ‘멜라민분유’파문은 빙산의 일각이며 실제 분유와 사료에 이어 초콜릿, 사탕, 커피, 과자 등에 이르기까지 ‘멜라민 공포’가 전 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올 들어 중국에서 우유 성분이 들어간 초콜릿, 빵 등 가공식품 수입량이 308개 품목 1만3,574t에 달한다.

또 지난 2월부터 수입된 중국산 버터 182t과 멜라민 성분이 검출된 물고기 양식용 사료로 키운 메기도 유통됐다. 농림수산식품부도 물고기 양식 사료에서 멜라민이 검출된 후 사실 확인에 나섰지만 500t 가량이 판매되고 난 뒤였다.

문제는 수입식품 검사의 80% 이상이 서류검사와 관능검사에 그치는 것이 현실이다. 또 식품의 허술한 원산지 표시도 정부가 책임지고 개선해야할 부분이다. 식품 원료 중 함량 50% 미만 원료의 경우 함량 1·2위 순위만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 한 현행 규정도 맹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무작위·정밀검사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농수산식품부는 ‘원님 행차 뒤 나팔 부는’격으로 축산, 농산, 수산 등으로 분산된 산하 5개 관련기관의 업무를 통합해 식품안전 업무를 일원화, 혼선과 늑장 대응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식약청과의 중복업무도 조정하겠다고 했다. 부디 사고가 일어난 뒤의 사후약방문이 되지 않길 바란다.

박재근 창원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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