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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묶인 태광실업…지역경제는 어디로
발 묶인 태광실업…지역경제는 어디로
  • 박춘국 기자
  • 승인 2008.09.23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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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귀향으로 어깨가 늘어진 김해지역 상공인들이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의 출국금지소식으로 의기소침하고 있다.

태광실업은 김해지역 5,400여개 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국내 900명과 국외 2만9,000여명이 연간 3억5,000만달러의 신발매출을 올리는 세계적인 기업이다.

박 회장의 출국금지가 지역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 자명해 보인다. 중국·베트남 등지의 해외사업 차질과 국제 신인도 추락도 우려된다.

김해상의 회장이기도 한 박 회장의 출국금지는 태광실업과 정산개발에 대한 세무조사에 따른 것이다. 검찰은 박 회장이 사들인 농협자회사 휴켐스 매입 과정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 김태환 의원은 박 회장이 회사자금을 횡령, 토지를 차명 매입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쯤 되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박 회장의 목을 죄고 있다는 판단에 무리가 없어 보인다.

출국금지 조치를 놓고 야당은 “정치보복성 수사로 검찰이 정도를 넘어선 것”이라며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는 이유다.

중소기업이 많은 김해지역은 외부적 요인에 영향을 많이 받는 취약한 경제구조를 보이고 있다.

고유가 고원자재가 파동으로 김해지역에는 도산기업이 속출하고, 환율과 금리가 요동치면서 대다수 중소기업들이 움츠려 있다. 지역 대표기업의 사정소식은 중소기업들에게 설상가상의 아픔으로 다가서고 있다. 지역경제가 흔들리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도 이러한 연유 때문이다.

김해지역 대표 기업인과 노 전 대통령의 후원인 이었다는 이유로 그에게 면죄부를 주거나 가혹한 형별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을 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법을 어기고 탈세를 했다면 상응한 처벌과 조치가 따라야 할 것이다. 다만 세계적 경제 여건과 어려운 지역 사정을 감안한다면 이에 부응하는 적절한 사정을 기대한다. 아울러 화합과 용서의 미덕으로 큰 정치를 실현하고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겠다던 새 정부의 의지와 약속이 이행되기를 김해지역 경제인들은 바라고 있는 것이다.

또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지역출신 노 전 대통령이 지지하는 민주당보다 경제를 살려줄 것이라는 한나라당에 더 많은 표를 준 지역의 민심과 정서를 보살펴주는 것 또한 정부당국이 해야할 일이 아닌가 싶다.<박춘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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