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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관광버스 음주가무 이젠 그만
[발언대] 관광버스 음주가무 이젠 그만
  • 승인 2008.09.22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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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가을은 외부활동에 적합한 기온과 신선한 공기, 아름답게 변하는 자연환경 등으로 인해 평소에 산을 찾지 않던 사람들도 한번쯤은 가을산행을 다녀오게 하는 매력적인 계절이다.

또한 이러한 계절적 특성으로 인해 수학여행이나 결혼식 피로연 등 여러 사람들이 함께 대형버스를 이용하는 단체여행이 가장 많은 계절이다.

단체여행에 있어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여행문화가 바로 버스 안에서 노래와 춤을 즐기는 일명 차량 내 음주가무행위이다.

버스 내에서 노래방 기기를 설치하고 차량 내 승객들이 다같이 일어나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며 춤까지 추는 행위는 탑승객 30~40명의 목숨을 담보로 운행을 하고 있는 대형버스 운전자들에게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심각한 장애를 준다.

차량 운행 중에 내부에서 승객들이 쿵쿵거리며 뛰는 행위는 차량운행으로 인해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차체의 흔들림 이외 또 다른 충격을 차체에 가함으로써 위급한 상황에서의 제동력과 같은 차량의 기계적인 성능에도 상당한 지장을 초래하여 안전운행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차량 내 승객이 모두 일어선 체 술을 마시고 가무를 즐기다 보면 좌석안전띠는 당연히 착용하지 못할 것이고 그에 따라 교통사고 발생시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실제로 작년 한해 우리나라의 월평균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1만7,638건인데 이 중 행락철인 봄(5월)과 가을(10월)에 발생건수가 각각 19,264건, 19,026건으로 집중되어 있으며 또한 음주운전에 의한 교통사고도 연말인 12월(2,382건)보다 9월, 10월에 2,666건, 2,485건으로 발생률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말연시 때에는 경찰의 특별단속이나 음주운전근절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효과로 인해 사회적 분위기가 충분히 조성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음주운전사고의 발생률이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그러나 절대 자랑할 수 없는 그릇된 여행문화, 관광버스 음주가무행위! 이제는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을까?

단체여행에서 무슨 기본메뉴처럼 항상 붙어 다니고 있는 관광버스 음주가무행위라고 하는 잘못된 여행문화에서 하루속히 탈피하여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기운을 고이 간직한 체 일상생활로 돌아오는 정말 여행다운 여행으로 건전하고 쾌적한 여행문화를 만들어 나가도록 우리 모두 노력한다면 해마다 관례처럼 뉴스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관광버스차량 대형사고는 이제 더 이상 우리들의 일그러진 자화상이 되지 않을 것이다.

김충수 김해경찰서 교통관리계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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