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21:06 (토)
“상은 많은 것이, 벌은 적은 것이 좋다”
“상은 많은 것이, 벌은 적은 것이 좋다”
  • 승인 2008.09.11 19: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설에 따르면 검사는 범법자를 많이 잡아 들이고 판사는 많이 풀어주는 것이 검·판사로서 훌륭하다고들 한다. 이는 맡은 바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음을 비유한 표현일 것이다.

정의사회 구현을 위한 검사들의 한결같은 직무수행은 작은 질서 하나에서부터 비롯된 법질서의 성실 집행일 것이고 판사는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진리에 법리해석을 가볍게 함으로써 인간에의 존중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일게다.

많이 잡아 들이고 많이 풀어주는 그 자체가 공복으로서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하기 때문에 이러한 일설이 생겨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늦은 밤시간에도 수사가 진행되고 구속여부를 결정짓는 영장발부도 타 공직자들이 퇴근한 이후인 야밤에 결정되고 있음을 볼 때 이러한 일설을 뒷받침해주는 바로미터임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진주시에서는 시를 대표하는 시민 30명으로 구성된 시민상추천위원회에서 결정한 시민상 후보자를 시의회 기획총무위원회에서 부결시켜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상추천위원회는 무엇이며 시의회 기획총무위원회는 또 무엇인가. 시의원은 시민들의 손에 의해 뽑혀진 민의의 대변자요, 시의 의결기관이기도 하다. 나름대로 지역에서 존경받는 인물들로 구성돼 있다 할 수 있다.

그런데 학계, 예술계, 체육계 등 사회전반에 걸쳐 구성된 시민상추천위원회에서 몇차례 심의를 거쳐 결정한 시민상 후보자를 뚜렷한 명분과 언급도 없이 부결시켜 버렸다는 것은 심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시가 상정한 제8회 시민상 수상 대상자 동의안에 대해 기획총무위 소속 시의원 7명이 찬성 3명, 반대 3명, 기권 1명으로 부결시켜 버린 것이다.

집행기관인 시와의 엇박자는 차치하고라도 잘하는 사람에게 시민의 이름으로 주려는 상을 주지 않겠다는 것은 무슨 이유이든 옳지 않은 감이 드는 것은 왜일까. 그것도 반대표를 행사한 3명의 시의원에 의해서 말이다.

한 사람의 수상자를 내기 위해서는 추천기관이 있었고 앞서 말했듯이 시민대표들로 구성된 시민상추천위가 수 차례 심의를 거쳐 결정한 것이다.

이로 미뤄 볼 때 시의회 기획총무위의 결정은 심사숙고한 것이 아닌 무언가 특정사안이 있을 법도 한데 아무런 언급도 없다.

상은 많은 것이 좋고 벌은 적은 것이 좋다. 기획총무위는 이를 망각하고 있는 것일까. 게다가 수상 후보자는 특정 종교인이다. 더 큰 오해의 소지를 안고 있다.

선출직의 경우 본의에 의한 것이라면 추대돼 평가받는 이번 시민상의 경우 타의에 의한 개인적 수치일 수도 있다.

규정과 절차에 의한 시민상 제정이라면 또 다른 묘법이 있을 법도 하다.

‘특정 종교인이기 때문에’라는 수식어를 달지 말고 한 인간으로서의 평가가 중요하지 않을까.

전 수상자 중에도 분명 종교인이 있었다 한다. 그렇다면 그들은 무엇인가.

이번 수상 후보도 자비와 봉사로 일생을 살아온 종교인임에 틀림없지만 종교인이기 이전에 진주시민이며 우리들의 벗이고 동지이며 이웃 아닌가?
시의회의 위상과 수상 후보자의 인격을 위해서라면 다시 한번 새로운 절차를 찾아 재론의 여지를 찾아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

시민의 날 자체가 화합을 슬로건으로 내건 만큼 수상자 제정 또한 우리 모두 함께 힘을 모아 재론의 불씨를 지펴보자. 10월 10일 제8회 시민의 날을 위해….

박 태 홍 대표이사 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