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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 알의 밀알이 열매를 맺기까지
[기고] 한 알의 밀알이 열매를 맺기까지
  • 승인 2008.09.08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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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의 관심이 스포츠로 집중 되었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열기가 채 가시지도 않은 시점, 메달의 개수와 색깔에 따라 울고 웃는 스포츠의 현주소를 보면서 영광의 메달을 걸기까지 고생한 선수들의 고생담들이 연일 지면을 차지한다.

그저 얻어지는 영광이 아니기에 더욱 값진 것이다. 한 알의 밀알이 열매를 맺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힘든 현실이 있었을까를 생각해 보면서 학교 체육의 중요성과 체육 활동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해 생각해 본다.

2003년 체육시민연대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제출한 ‘참여정부 체육개혁 10대 과제’에 엘리트체육 패러다임에서 국민체육 패러다임으로 정책기조 전환, 유럽형 스포츠클럽 도입 및 지원, 학교와 지역사회체육 연계 시설 확충, 청소년체육 활성화 지원, 공부하는 학생선수상 정립 등을 과제로 제시 된 바가 있었다. 특히 분절된 학교, 생활, 엘리트체육의 연계가 가능하도록 시스템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체육시스템의 특징은 국가 주도의 통제와 관리, 소수 제한된 엘리트 운동선수 육성 중심, 체육영역(생활, 학교, 엘리트)간의 불균형과 단절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체육조직은 소수의 엘리트 선수에게 물적 자원을 집중적으로 배분함으로써 이들의 운동기량을 효과적으로 성장시키는 데에는 기여했으나, 잠재된 풍부한 인적자원의 사용을 원천 봉쇄하고, 선발된 선수들의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과 경쟁성을 떨어뜨리는 한편, 합숙훈련, 수업결손 등으로 인한 행복추구권과 학습권을 박탈하게 하는 풍토를 조성하였다.

이에 교육인적자원부는 학교체육 기본방향(2006)과 학교체육 혁신 방안(2005)에 학교체육 활성화를 위한 과제를 제시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한 경상남도교육청의 학교체육 기본방향(2006)은 지역교육청 실정에 맞는 학교체육 활성화 과제를 제시하고 있으며 ‘체육비전 1080’, ‘학교스포츠클럽’, ‘체육영재 발굴·육성’ 등의 프로젝트로 학교체육 발전 방향을 모색해 주고 있다.

따라서 학교체육도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발맞추어 국가 주도의 전통적인 엘리트체육 중심 정책의 한계를 인식하고 개인의 자율성에 기반한 전인적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그 패러다임이 변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체육활동은 학교체육, 생활체육(사회체육), 전문체육(엘리트 체육)으로 구분한다. 생활체육에서는 체육활동이 여가 활동의 일환으로 전개되는 반면, 학교체육은 신체활동을 통해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또는 인지적 발달을 도모함을 기본목표로 삼고(강신복,1992) 교육인적자원부가 고시한 ‘체육교육과정’에 의해 이루어지는 ‘정규체육수업’과 학교 정규 교육활동이 끝난 후 실시하는 특기 계발을 위한 교육활동인 ‘과외 자율체육활동’으로 구분해 교육적 활동으로 전개된다. 또한 전문체육은 체육활동을 통해 우월성을 추구하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전문체육은 엘리트체육이라고 불리고 있으며 국민체육진흥법에서는 ‘전문체육을 운동선수들이 행하는 운동경기활동’으로 규정하고 있어 대한체육회의 경기단체에 등록한 아마추어선수들이 지향하는 ‘엘리트스포츠’와 프로스포츠협회에 등록한 프로선수들이 지향하는 ‘프로스포츠’가 이에 해당된다. 이러한 엘리트 체육이라 불리는 인기 종목( 축구, 야구 등)들은 학교를 벗어나서 프로와 연계해 지역클럽으로 변환해 육성하고, 비인기 종목이나 개인종목은 국가 차원에서 성인 체육에 지원하는 돈의 10% 만이라도 일선 학교 교기 육성교에 투자 지원·육성토록 하며 장기적으로는 생활 체육화에 의한 장래성 있는 우수 체육 선수 육성이 이루어지게 해야 할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생활 체육 활성화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이 시점에서 ‘보는 스포츠’에서 ‘하는 스포츠’로 생각 전환을 유도하고, 전 학생과 시민이 참여하는 새로운 스포츠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아낌없는 관심과 행ㆍ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리라 본다.

농작물은 농부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한다. 훌륭한 체육 인재 육성과 건강한 시민을 위한 모든 체육의 근간은 학교 체육이다. 학교 체육의 정상화는 이를 지휘·감독하는 교육과학기술부나 교육청의 규제보다는 학교 체육을 위한 환경조성이 더 중요하다.

또한 한 알의 밀알이 열매를 맺기까지 운동하며 공부하는 학생, 공부하는 운동선수 육성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교육행정기관과 각급학교의 강한 실천의지와 사회 및 학부모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참여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학교 체육의 내실화로 다져진 기름진 땅에 뿌려진 이러한 노력들이 파급되고 활성화되면 전 국민의 건강과 체력 및 삶의 질을 좌우하는 체육 강국으로 세계 선진국 대열에 건강하게 자리매김 할 것이다.

김모헌 김해교육청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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