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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문화와 2008 광주 비엔날레
[기고] 문화와 2008 광주 비엔날레
  • 승인 2008.09.0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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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지 않은 도시 광주에서 국제적 규모의 문화예술 행사가 열린다. 이달 5일에 개막된 제7회 2008년 광주비엔날레가 그것이다. ‘연례보고 Annual Report’라는 약간은 어울리지 않는 전시 제목을 달고 있는데, 이는 기존 주제지향적 전시의 한계를 탈피해 복합적이고 폭넓은 개념의 기획의도를 효과적으로 펼쳐내고 관객과 보다 폭넓은 교감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지난 1년6개월간 세계 곳곳에서 열린 38개의 전시를 끌어와 재구성한 것이 전시 뼈대여서 붙인 제목이기도 하다.

덕분에 2007~2008년의 해외 미술계 흐름과 사회문화의 흐름 및 이슈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주 전시관으로 활용되는 광주비엔날레관을 비롯해 인접한 광주시립미술관과 광주 도심의 대표적 서민 장터인 대인시장을 이용해 도심의 쇠락한 재래시장에 문화적 활력을 불어넣는 공공프로젝트를 기획하기도 했다. 그리고 개최지 문화 전통과 상징성을 국제 현대미술 현장과 연결 짓는 의도로 의재미술관에서 허백련 선생의 작품이 전시된다.

또한 예술전용극장인 광주극장에서는 알프레트 되불린의 소설을 영화화한 독일의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감독의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14부작 영화가 마니아들을 기다리고 있다.

36개국 127명의 많은 참여 작가만 보더라도 2008 광주비엔날레는 볼거리가 충분한 문화 축제임이 분명하다.

한국 민주화 투쟁의 정신적인 지주이기도 한 광주는 비엔날레가 개최됨으로써 더욱더 시민과 문화의 열린 장으로서 많은 의미를 함축하게 된 것이다.

광주비엔날레는 민주화의 장으로서 기능 뿐만 아니라 현대미술 분야의 실험적인 작업을 지속적으로 실행해 오면서 아시아 지역에 중대한 영향을 끼쳐왔고, 특히 한국의 사례를 모방한 기타 아시아 프로젝트에서 큐레이터의 열망을 담은 전시회가 시도되기도 했다. 길지 않은 역사를 지닌 광주비엔날레이지만 수없이 생겼다 사라지는 여타의 비엔날레에 비해 성공적인 비엔날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08비엔날레는 우리들에게 여러 나라의 미술을 비롯한 전반적인 문화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앞서 밝혔듯이 최근 18개월간의 세계의 중요 활동들을 결집하고 해당 기간 내에 진행된 전시와 퍼포먼스, 읽을거리, 영상, 음악, 무용, 연극 등 현장 활동과 갤러리의 결과물을 통합해 전시를 하기 때문이다.

변방 문화에서 주류 문화까지 또는 지역 문화에서 국제 문화까지 다양하고 독특한 실험적 작품을 체험하는 장이 된다고 하니 가슴 떨리는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유난히도 무더웠던 올 여름, 텔레비전 앞에서 올림픽 경기를 보느라 게으름을 피웠던 몸을 추스르고, 가을에는 먼지를 털고 일어나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야 하는 광주비엔날레를 만나 보기를 권한다. 전시 기간도 9월 5일부터 11월 9일까지 66일간이나 된다고 하니 시간이 없어 좋은 기회를 놓쳤다는 핑계는 하지 못하게 되었다.

필자가 살고 있는 이곳 진주에서도 ‘남강 유등축제’, ‘드라마 페스티벌’ 등 대규모의 문화 행사가 예정돼 있다.

각각의 도시에서 축제가 성행하고 있지만 지역만의 행사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홍보가 부족하기도 하거니와 지역간의 교류가 활발하지 못한 탓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어진다.

그런 뜻에서 광주비엔날레에 가면 만나는 사람들에게 우리 지역의 문화행사를 알리고 오면 좋겠다. 각각의 특색있는 문화 교류를 통한 지역간의 화합 또한 의미있는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모여, 사회를 이루는 순간부터 지속되어 왔고 앞으로 더욱더 인간의 삶에 참여하게 될 소중한 문화! 그(문화)와의 멋진 가을 여행을 꿈꾸자.

공영윤 경남도의원·진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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