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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계남정미소의 예술적가치와 마을공동체
[기고] 계남정미소의 예술적가치와 마을공동체
  • 승인 2008.09.0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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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정미소!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옛날의 그리움이 그대로 밀려오리라 생각된다. 그래도 그 당시에는 정미소를 가지고 있는 집은 그 동네에서는 유지 축에 들지 않았던가.

하지만 이젠 동네 정미소는 우리의 기억 저편에 남겨져 있다.

끼니때마다 식탁위에 놓인 쌀밥은 어디에서 어떻게 올려질 수 있는지 조차도 우리의 자녀들은 별 그렇게 궁금하지도 않아보인다. 그저 맛이 있는 쌀인지 아닌지만 중요하다.

얼마전 필자는 진안에 갈 일이 있어 마을탐방을 하면서 계남정미소라고 하는 곳을 방문하게되었다.

왜 진안에 가면 계남정미소를 들러야 하는지 의아해 하긴 하였지만 그래도 추억을 생각하며 찾아갔다.

계남정미소를 보면서 깜짝 놀랐다. 외부에서 보기에는 아담하고 흐름한 정미소였지만 내부에 들어서니 새로운 전시관이 열려있지 않은가! 계남정미소의 수식어도 ‘공동체박물관’이라고 적혀있다.

마침 우리가 방문했을 당시에는 ‘진안골 사진전’이 열리고 있어 진안골 각 초등학교의 역사적인 졸업사진들이 추억의 먼지와 함께 그대로 전시되고 있었다.

계남정미소의 역사보다 더 오래된 졸업사진은 그야말로 공동체박물관의 가치를 말해주는 듯 하였다.

듣자하니 계남정미소도 어느 사진작가의 예술에 대한 철학과 가치가 없었다면 여는 농촌에 있는 쌀을 도정하는 그 옛날 정미소일 수 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외관은 붉은 양철로 녹이 쓸어가고 내부의 발전기는 먼지에 쌓여있는 그냥 폐정미소에 예술의 혼을 불어넣어 마을공동체라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었던 것이다.

이전에는 경제가 문화력를 만들어 왔다고 한다면 근래에 들어서는 문화가 경제력을 만드는 시대가 되었다.

인간생활의 풍요로움은 문화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이해해야 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요즘 살기좋은 도시만들기 등의 사업을 차분하게 살펴보면 다양한 특징을 볼 수 있다.

특히 지자체마다 이루어지고 있는 도시경관사업이나 도시디자인 사업이 그렇다.

예를 들어 도시디자인 사업의 일환으로 펼쳐지는 간판디자인 사업 또한 천편일률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면을 보면 아쉽기까지 하다.

그 지역의 문화와 공간적인 미학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더군다나 깨끗한 면을 보여주거나 먹고 살기위한 방편의 도시디자인사업·경관사업은 오래가지 못한다. 그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행복해야 되고, 살고 싶은 도시가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관광객들과 소비층만을 대상으로 한 도시디자인사업은 고민을 해보아야 할 것이다.

결국은 그 지역에 살고 있는 구성원들의 생각이 중요하다. 간판을 바꾸더라도 왜, 무엇을, 어떻게? 라는 질문과 함께 구성원들의 교육과 이해가 있어야 할 것이다.

새로운 것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헌 것으로 바뀌게 되고 옛것으로 치부 되게 마련이라, 또다시 소비층의 새로운 감각에 맞는 새로운 디자인으로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무조건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이 지역을 아름답게 가꾸는 충실한 대안이 될 수만은 없는 것이다.

현재 지자체 마다 공공디자인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간판에서부터 건물과 열린공간에 이르기까지 많은 예산과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그 속에 지역구성원들의 생각과 아이디어가 숨어있는지 그리고 지역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에 생각을 해 봐야 할 시점이다.

우리는 진안 계남정미소가 가지고 있는 예술적 가치와 공동체박물관에서 느끼는 그 동네사람들의 진정한 삶의 행복이 무엇인지를 느껴야 한다.

박영태 김해YM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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