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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차별화’의 시뮬레이션
[기고]‘차별화’의 시뮬레이션
  • 승인 2008.08.3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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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대다수 국가들은 민주주의를 정체성으로 자본주의를 국가경제체제로 이루어져 있다.

민주주의는 자유와 평등을 기본 이념으로 삼는 반면, 자본주의는 자유경쟁을 바탕으로 자본의 이윤창출을 목표로 하며 인간본성이나 도덕적 가치들과는 무관하다.

이에 민주국가들은 자본주의에 평등의 이념을 주입해 자유방임경제에서 수정 자본주의로 수정자본주의에서 복지국가체제로 지속적인 수정을 가해왔다.

그러나, 이제 강대국들은 자국의 성장을 위해 다시 무한경쟁과 무한 자유를 주장하는 신자유주의에로 복귀하고 있다.

동서진영의 이념적 대립이 사라지고 다국적 기업들이 나타나면서 국가권력을 능가하는 자본권력이 등장하게 되고 이 자본권력들은 막강한 자본력으로 세계 각국의 자본을 장악함으로써 세계를 장악하고 있다.

이들의 세계장악은 신자유주의로 나타나고 있으며 도덕적 가치를 이념으로 형성된 조직인 아닌 자본권력은 새로운 이윤 창출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어떠한 전략도 사용한다.

그 전략 중 하나가 ‘차별화’이다. 각 개인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자신과 동일한 존재는 허용하지 않는 유일무이한 존재이다.

이는 유전자 배열의 다름에서 기인될 뿐만 아니라, 생의 모든 과정이 완벽하게 일치하는 또 다른 존재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며 이 ‘다름’이 바로 개인 정체성의 본질이다.

모든 인간은 개인으로서 ‘차이(다름)’를 표출할 자유를 누리며 그 ‘차이’는 인간의 본성에 기인한다.

‘차별화’는 이 개인의 차이를 존중하고 자유와 개성을 존중하는 인간적 전략으로 위장하고, 대중매체를 통해 대중의 의식에 ‘차별화’된 자신만의 맞춤형에 대한 이상을 심는다.

그러나, 기업들이 강요하는 ‘차별화’는 차이에 근거하지만 차이를 존중하지 않는다.

이 차별에 내포된 차이는 인간본성의 ‘다름’이 아니라 상품구매력의 차이이며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지켜나가는 차이가 아니라 최상층 구매자와의 차이이다. 끝없이 생산되는 새로운 상품, 새로운 문화의 정점에는 한 계층의 분위기만이 존재한다.

수많은 사물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분위기는 바로 모든 개인들의 꿈인 최상계층의 분위기이며 이는 기업에 의해 조작되어진 이미지이다.

분위기는 수많은 사물의 조합을 가능하게 하며 대중은 그 조합의 선택 때문에 자유와 개성을 보장받는다고 확신한다.

우아한 명품, 첨단의 유행, 문화의 품격은 최상계층의 분위기를 지향하며, 대중이 그것을 추구하고 향유하기 시작할 즈음엔 이미 새롭게 ‘차별화’된 명품과 유행, 문화의 최상계층이 시뮬레이션 된다.

대중은 시뮬레이션을 시뮬레이션하며, 시뮬레이션된 자유와 개성은 실존의 자유와 개성을 마비시켜, 대중은 수동적인 획일화된 존재로 전락할 것이다.

정철규 진주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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