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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재외교민자녀는 미래 글로벌 인적자원
[시론] 재외교민자녀는 미래 글로벌 인적자원
  • 승인 2008.08.19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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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8일부터 지난 1일까지 4박5일의 일정으로 재외교민자녀 33명이 경상남도를 찾아왔다.

해마다 이맘때면 경상남도의 초청으로 이루어지는 재외교민자녀 모국문화체험연수 행사다.

작년에는 일본과 중국에서 18명이 다녀갔지만 금년에는 미국의 교민자녀들까지 참가함으로서 3개국으로 늘었다.

한국국제대학교 최태옥 교수와 함께 본 행사를 기획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과제는, 어떻게 하면 이들이 대한민국 국민의 자녀로서 자긍심을 품고 돌아갈 수 있게 하는가 였다.

자긍심이란 억지로 부여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에서 나고 자란 이들에게 짧은 기간 동안 모든 것을 보여주고 느끼게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결국 우리문화의 우수성과 선조들의 지혜를 몸으로 체험하게 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진주가정에서 2일간 홈스테이를 하며 가족문화를 체험하는 한편, 진주청소년수련관에서 우리 청소년들과의 어울마당을 통한 동족애 의식을 고취시키고, 일본이 국보26호로 지정한 이도다완(井戶茶碗) 체험을 통하여 선조들의 예술혼을 느낄 수 있게 하였다.

하동에서 다도체험을 통해 일본보다 앞선 차문화를 일깨워 주었다.

또한 국립진주박물관의 협찬으로 임진왜란의 실상과 이순신장군의 위대함, 거북선을 만들어낸 선조들의 지혜를 알 수 있게 했다.

산청 대원사에서의 탬플스테이는 미국에서 온 자녀들에게 색다른 경험이었으며, 덕천서원에서의 남명 조 식 선생, 목면시배유지에서의 삼우당 문익점 선생, 한의학박물관에서의 허 준 선생 등 한국의 위인들은 이번에 다녀간 재외교민자녀들에게 더 이상 생소한 인물들이 아니었다.

또한 이들은 가훈을 써서 선물로 안겨준 산청서도연합회 회원들의 따뜻한 인정에 감사의 표시를 잊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직접 만든 김치를 진공포장해서 가져갔으니 부모님들이 얼마나 대견스러워 하실까.

2008년 외교통상부의 통계에 의하면 재외교민의 수는 681만1,673명으로 2004년 에 비해 약 7.0%(474,722명) 증가했다.

과거와 달리 먹고살만한 요즘에는 자녀교육 목적의 이민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재외교민 3세대들은 우리의 아픈역사와 함께 고행의 이민을 떠난 사람들의 자녀들이다.

1903년 하와이로 떠난 농부이민을 시작으로, 일제강점기시절에는 독립운동과 일본의 만행을 피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로 떠났다.

사할린의 고려인들은 일본의 강제노역으로 이주된 사람들이다.

중국의 교민들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탄생하면서 중국국적을 갖게 되었으며, 일본으로 떠난 사람들은 식자들도 있었지만 노역자가 대다수였다.

1960년대 독일로 떠난 사람들은 탄광일과 간호업무에 종사했다.

이들이 살고 있는 국가도 대부분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에 밀집되어 있지만 최근에는 실로 다양한 국가에 교민들이 분포되어 있다.

세월이 흐른 지금 재외교민 2, 3, 4세대들이 외국에서 활동하고 성장하고 있다.

이들은 글로벌경쟁시대에 우리나라를 위해 힘이 될 미래의 인적자원들이다.

지난번 미국국립지리원 지명위원회가 독도를 분쟁구역으로 바꾸어 표기했다는 정보를 알려준 것도 재미교포이다.

문득 3년 전 어느 재일교포의 말이 생각난다. “먹고살기에 바쁜 저희들은 자녀들에게 애향심을 키워주기가 힘듭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할아버지의 나라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잘 부탁합니다”

재외교민자녀들에게 모국애를 심어주기 위한 노력은 다각적인 측면에서 확대되고 계속되어야 한다.

이우상 한국국제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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