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천기는 판독할 수 없는가?
과연 천기는 판독할 수 없는가?
  • 승인 2008.08.01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의 일기예보에 관한 한 기상오보를 믿느니 노인들의 관절을 믿겠다는 말들이 많다. 지구온난화 등에 따른 기상이변 시대에는 기상청의 더욱 정확한 예보가 요구된다. 특히 여름철 날씨 오보는 엄청난 재난을 동반한다.

최근 합천에서는 토네이도와 같은 날벼락이 몰아쳐 애써 가꾼 농산물 경작지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렸다. 경남은 물론, 서울, 경기, 경북, 동해안 등 전국의 일기예보는 예보에 없던 곳에 폭우가 쏟아지거나 호우주의보가 내린 곳에서는 햇볕은 쨍쨍 이었다.

기상청의 날씨예보가 연 5주째 빗나가면서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시민들의 불만과 비아냥거림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기상청의 일기예보가 뒤틀리면서 ‘오보 청’, ‘구라 청’, ‘기상 중계 청’ 등 욕 벼락을 맞고 있는 가운데 이럴 바에야 생중계를 해야 하지 않느냐는 여론이 전국을 뒤덮고 있다. “불과 3~4시간 뒤의 폭우도 예측하지 못하는 것이 무슨 기상청이냐”, “오늘의 날씨는 내일 알려주고, 내일의 날씨는 모레 알려 달라”는 것이다.

기상청은 최근 들어 주말마다 예보가 틀려 욕 벼락을 맞고 있다. 7월의 빗나간 일기예보 상황은 대충 이랬다. 지난 18일 밤 11시에 다음날인 19일 남부지방부터 비가 온 뒤 오후부터 전국으로 확대된다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당초 충청지역의 강수량을 5~30mm로 예상했다.

하지만 19일 오전 2~3시부터 쏟아지기 시작한 충청지역의 비는 시간당 10~50mm 가량의 장대비로 굵어졌고 6시간 만에 최고 150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서울·경기지방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19일 서울·경기지방에는 이른 아침부터 예보에 없던 폭우가 쏟아지면서 오전 8시35분쯤 호우주의보가 발령됐다.

20일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기상청은 19일 밤비가 잦아들자 호우특보를 해제했으나 20일 새벽부터 다시 비가 쏟아졌다. 그 후 다시 오전 7시쯤 기상특보를 발령했다. 26일도 매마찬가지다. 기상청이 뒤늦게 한 일은 고작 면피성 해명이었다. 7호 태풍 ‘갈매기’의 탓이라는 것이다. 이 갈매기 탓으로만 돌려야 하는가. 합천의 예보와는 달리 휘몰아친 비바람으로 농민들의 피와 땀을 쏟은 농작물이 한방에 끝나 버렸다. 이 같은 기상오보는 재앙을 부른다.

기상청의 엉터리 예보로 인한 피해도 전국 곳곳에서도 속출됐다. 기상청도 미칠 일일 것이다. 2006년 10월 그동안 시·도별로 제공했던 날씨 정보를 동네별로 세분화해 제공하는 디지털 예보에 나서는 자구노력도 폈다.

지도에서 특정지역을 선택하면 기온과 하늘 상태, 바람, 습도 등 12가지의 기상정보를 3시간 간격으로 상세하게 보여주고 예보구역을 5㎞로 잘게 나눠 기존의 시·도별 광역예보 대신 읍·면·동 단위 3,700여 개 동네예보가 가능하게 했다. 지역과 시간을 잘게 나눈 것은 예보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2년 동안의 시험운영 결과 86.9%의 정확도를 기록, 현행 예보 정확도 85%를 웃돌았다. 따라서 기상청은 지점예보를 하게 되면 과거 70%인 국민의 기상정보 체감만족도를 훨씬 더 올릴 수 있으리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여름에는 예보의 정확도가 크게 떨어진다. 실제로 지난 2005년 8월 디지털 예보의 강수유무 정확도는 연중 가장 낮은 67%까지 떨어졌다. 관측망 확충과 함께 수치예보의 정확도 향상, 그리고 전문 통보관의 양성이 급선무인데도 이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기상청은 오보의 주범으로 지구 온난화를 꼽았다. 온난화로 자연이 사나워진 것만은 사실이다. 게릴라성 국지폭우는 발생에서 소멸까지 불과 2시간도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쯤 되면 일기예보는 의미가 없는 것일까.

그러나 기상청이 보유한 슈퍼컴퓨터 성능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관측 장비가 모자라 예보의 적중률이 떨어진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온난화로 이상기후란 것도 우리만 겪는 게 아니어서 설득력이 없다. 어떤 예보 인력이 장비와 시설을 어떤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는지도 문제다. 연 5주째 이어지는 기상오보로 국민들의 불신은 극에 달해 있다.

그러나 문제점과 능력을 분석 검증, 거듭 태어나기를 고대하고 있다. 현재의 기상오보 청이 ‘믿음 주는 기상청’으로 제 역할이 더욱 요구되는 것은 기상이변 시대의 생존전략과도 맥을 같이 하기 때문이다.

박재근 창원취재본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