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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
[시론]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
  • 승인 2008.07.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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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이 교원이다 보니 흔히 받는 질문 중에 ‘우리 아이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 많다.

참으로 곤혹 스런 질문이다. 왜냐하면 모든 학생들에게는 학습을 받아들이는 정도가 개인차에 의하여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기본원리 이해에 급급하는 학생들이 있는가하면, 그 기본원리를 이해하고 그것을 응용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가진 그야말로 발산적 창의력을 가진 진취적인 학생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편적으로 생각해야할 부분들은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첫째로 학생들에게는 다양한 체험, 경험, 토의 토론을 통해서 자기 의견을 정리, 발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이것을 발전적으로 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논술과 직결되는 학습이라는 점이다.

둘째,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점이다. 흔히들 우리는 독서를 간접 체험이라고 한다. 학생들이 직접 현장체험이나 역사적 사실을 학습할 수 없을 때 우리는 독서를 통하여 간접 경험을 하게 된다. 따라서 독서는 풍부한 지식의 습득을 위한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있는가! 에 대한 생각이다. 인수분해 한 문제 풀이해보고 재미있어서 두 문제, 세 문제 풀어보고 싶은 학생은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공부는 그대로 머릿속에 입력되지만 억지로 하는 공부는 소용없는 시간낭비일 뿐이라는 점이다.

작년 USA 투데이가 선정한 ‘올해의 고교생(All-USA Academic First Team)’ 20명에 선정, 선수급 테니스 실력에 수영·스케이팅까지 즐기는 만능 스포츠맨, 청년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백악관과 교황청에서 연주할 정도의 바이올린 실력….

일리노이주 배링턴 출신의 예일대 신입생 패트릭 리(19·한국명 이형진)군의 화려한 이력이다.

그런데 이군은 학업에 관한 핵심을 ‘호기심’이라고 했다. 이군의 모든 학업의 시작은 호기심으로 출발하고 그것을 스스로 해결하는 과정이 바로 학습이라는 것이다. 즉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넷째, 글짓기 능력이 학습능력과 상관이 있다는 것이다.

좋은 글은 다양한 경험과 체험을 바탕으로 나온다. 어떤 할머니가 손녀의 교육을 위해서 기차를 타고 진주에서 하동까지 가서 섬진강변을 다녀왔는데, 그후 어느날 글짓기에서 그 손녀가 섬진강 기차여행 이야기를 써 대상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게 무얼 의미하는지 한번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다섯째. 학원이 만병통치약이 아니라는 점이다.

홈 스테이 교육까지는 아니더라도 학원 근처에도 가보지 않은 학생이 서울대학에 들어가는 경우를 더러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학생들의 공통점은 항상 여가시간에 책을 즐겨 읽는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과연 학원교육을 통한 끊임없는 반복적인 훈련만이 학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느냐하는 점이다. 정답은 분명히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영·수처럼 도구교과에서는 일치하는 이야기일 수 있으나 창의력, 발산적 사고력, 응용력 등 전반적인 교수학습향상능력을 지배하는 것은 여전히 국어에 그 바탕이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여섯째, 자녀의 진로정보자료를 다양하게 분석하여 진로를 결정하고 그 방향으로 이끌어 줄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과거처럼 무작정 공부 열심히 해보고 실력에 따라 진학대학을 고른다는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미래사회에 적응하기 힘들다.

고로 목표의식을 가지고 학업에 임해야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공부에 왕도는 없다. 무조건 하는 공부가 아닌, 기본원리를 이해하고 그 바탕위에 충실히 탑을 쌓는다면 창의력을 근간으로 하는 변화, 응용하는 능력이 생기면서 학습능력은 일취월장할 것이다.

박창옥 양산고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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