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건물에 더부살이 하던 남해지방해양경찰청이 경남도와 김해시 등에 ‘추파’를 던졌고, 이에 지자체는 인구 유입 등 여러가지 면에서 지역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 따라 부지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으로 임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미 수많은 예산과 행정력을 투입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은 터였다.
이제는 공짜로 장유 부지를 얻은 것이 영 걸렸던지 아니면 일단 반발을 무마시키고 보자는 심사인지는 모르지만, ‘동부해양경찰서 이전 카드’를 흘리고 있다. 도대체 정부 기관이 이래도 되는 것인지 기가 찰 노릇이다.
이번 사태는 또 하나 지도자의 역할과 책무가, 그리고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하고 큰 것인가를 새삼 느끼게 한다. 즉 거대한 기관의 미래가 한사람의 선택과 결정에 따라 좌우됐기 때문이다.
당초 강희락 해양경찰청장은 지난해 경남도와 김해시 등에 협조 공문을 보내 남해지방해양결청 이전을 기정사실화 했다.
그럼에도 강청장은 자신의 결정을 몇 번이나 번복한 후에 지난달 부산잔류를 결정했다. 물론 부산의 언론 정치권 등의 압박과 압력에 굴복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향후 이해에 부합 됐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 결론에 따라 지역갈등이 파생됐고 예산 및 행정력이 낭비됐으며, 남해지방행양경찰청의 미래 비전도 불확실하게 된 것이다.
압도적 표차로 당선되자 국민을 부하직원쯤으로 우습게보고, 쇠고기 협상 등 국가 중대사를 아주 가볍게 처리하다, 결국 한자리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이명박 정부’가 바로 연상된다.
이명박이라는 한사람의 지도자가 경제를 살리기는커녕, 나라 전체를 지난 IMF 환란 때보다 더 큰 위기와 고통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해양경찰청도 수장 한사람의 잘못된 판단과 선택으로 똑 같은 꼴을 당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명희진 경남도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