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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생태하천 복원에 대한 단상
[시론] 생태하천 복원에 대한 단상
  • 승인 2008.07.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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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이번 미국산 수입 쇠고기 문제로 온 국민이 촛불을 밝히고 한반도 대운하의 문제점을 끊임없이 역설하게끔 한 동력은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임기에 했던 청계천 복원공사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청계천 복원사업은 수많은 시민들이 반대를 거듭했음에도 시민들에게 친수공간으로 자리했고, 많은 국민들이 그곳에 찬사를 보냈다. 그것이 이명박 대통령의 추진력을 검증하고 경제대통령으로서의 기대치를 높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필자에게도 청계천이 과연 진정한 자연형 하천복원사업인가 물어보면 답변은 회의적이다. 왜 그럴까? 청계천 복원사업은 그야말로 서울시민들에게 인공적인 친수공원을 만들어주기 위한 거대한 공사이지 그것이 진정 청계천이 가지고 있는 역사성과 사회성, 그리고 생태적 가치를 복원하기 위한 하천복원사업이라고 얘기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이다. 덧붙인다면, 그만큼 하천의 지속가능성과 자연적·생태적 접근의 상관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당장은 수십년 동안 서울의 도심부를 관통해 흐르던 복개천을 해체해 도시민들에게 시원한 친수공원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 미래세대가 보는 관점에서 보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나 지금 고유가와 더불어 에너지 파동을 겪고 있는 상황에 물리적으로 한강수와 도심의 지하수를 개발해 인공적으로 물을 끌어들여 유지용수를 확보하고, 하천의 건천화를 막고자 하는데 얼마나 많은 예산과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는가이다. 이것이 도심하천의 진정한 어메너티 복원인가 생각해보자.

올해 10월이면 제10차 람사르총회가 165개의 당사국이 참가한 가운데 창원에서 열린다. 지구차원의 습지보전상황을 평가하고 공동정책을 개발하는 중요한 국제환경회의 이다. 람사르총회가 경남에서 열린다고 하는 것은 도민들의 축제임은 분명하다.

이러한 시점에 2008년도 생태하천복원사업을 국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경남도에만 하더라도 9곳이다.

그동안 인간의 목적에 의해 복개되고 오염된 하천을 식물과 곤충·물고기가 살아 숨 쉬고 아이들이 하천에서 멱 감으면서 뛰놀 수 있는 하천으로 복원하겠다는 것이고, 그야말로 인간과 자연이 함께 조화로운 하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금 하천복원의 이념과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한답시고 인간의 친수성에만 초첨을 맞춰 하천공원화사업을 우선으로 하고 생물의 서식처 복원은 뒷전으로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과다한 자연형 하천공법과 인위적인 복원으로 인해 인공하천을 만들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중요한 원칙을 가졌으면 한다. 혹 하천공법 전문가들만이 참여할까 우려스럽다. 하천은 인간의 삶과 문화 그리고 역사와 생활상이 함께 해왔다. 인간의 문명과 뗄 수 없음이다. 그러한 이치는 현재의 공간적 상황과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하천을 두고 지역의 주민과 시민단체 그리고 전문가가 함께 참여해 그 지역 구성원들의 상상력과 창조력을 어떻게 수렴할 것인가도 중요한 문제이다.

자연형 하천 복원사업이 그 지역 구성원들의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 한다. 그래야만 하천복원 예산 규모에 따라 관리되는 하천의 일부분에 시각을 고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유역의 물과 물질순환을 전체적으로 관망하는 유역중심으로 바라보는 사고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전문가들의 하천공법과 생태적인 식견 그리고 지역주민과 NGO의 상상력과 창조력이 같이 화학적 결합을 한다면 시간과 절차는 복잡할지라도 그야말로 지속가능한 생태하천으로 가는데 있어 중요한 과정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박영태 김해YM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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