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20:58 (금)
[시론] ‘실크밸리’ 향한 화려한 날개 짓
[시론] ‘실크밸리’ 향한 화려한 날개 짓
  • 승인 2008.07.11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실크의 고장 진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진주가 실크만큼이나 깨끗하고 아름다운 도시임을 알려준다.

화려하고 고운 빛깔, 손끝으로 미끄러지는 부드러운 감촉에 누구든 실크를 경험하고 나면 온 마음을 빼앗겨 버리기 마련이다.

이처럼 아름답고 고운 실크가 진주에 자리잡기 시작한 것은 1910년경 부터다.

이후 발전을 거듭하여 70년대 ‘진주뉴똥’이라는 제품이 전국에서 최고의 실크로 인정을 받으면서 실크생산의 중심지로서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화려했던 황금기를 뒤로하고 진주 실크의 전성시대는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로 접어들어 국제 정세의 흐름에 따라 시장 개방화가 가속화 됨으로써, 특히 중국시장이 활발해 지면서 큰 타격을 받게 되었다.

2000년 이후 세계 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블록화와 FTA다.

세계시장이 하나의 거대 단일시장으로 변화되고 경쟁력 있는 상품만이 성공할 수 있다. 이젠 실크도 고부가가치 지식기반산업인 패션산업으로 진출해야 한다.

실크산업이 지식기반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 가장 먼저 변화해야 할 것은 경영자들의 의식 개선이다.

올바른 기업 가치관 확립과 정보와 기술, 마케팅등 기업 간 경쟁이 아닌 상호 협력을 통한 상생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서로 수평적인 위치에서 협력을 통하여 시장 경쟁력을 높혀야 할 것이다.

또한, 실크산업이 내수시장 중심의 한계를 벗어나 수출 중심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한 수요 창출이 필요하다.

기존의 고정 관념에 사로잡힌 틀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제품으로 신 시장 창출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가야 한다.

진주 실크산업은 생산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는 상태이고, 시장 점유율의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기업들의 의식과 구조가 혁신된다면 세계적인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는 산업인 것이다.

세계적인 메가 트렌드는 웰빙이다.

실크만큼이나 웰빙에 좋은 소재가 어디 있겠는가? 이젠 실크를 품에 안고 진주가 다시 힘찬 날개를 펼치려고 한다.

진주실크를 지리적 표시 단체 표장을 통해 ‘진주실크 통합브랜드’로 등록하여 바이어마케팅(B2B)과 소비자마케팅(B2C)을 공격적으로 해 나갈 것이다.

지역의 실크업체 30개가 중심이 되어 유통판매전문회사를 만들고 서울 중심에 진주실크 전문 매장도 운영한다.

전문경영인을 영입하고 철처한 품질검사와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여 체계적인 비즈니스 모델 및 IMC(통합마케팅) 전략을 수립, 국내외 제품들과 일전을 치루기 위해 한창 준비 중이다.

이와 동시에 진주시에서는 문산읍 일대에 13만5,300㎡ 규모의 실크밸리를 조성해 진주를 명실공이 세계 5대 실크 산지로서의 이름에 걸맞는 기능과 역할을 다할 수 있는 기반 조성에 들어갔다.

유망 실크업체, 실크연구원, 디자인패션센터와 진주실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역사문화박물관, 쇼핑몰, 상설패션쇼장, 바이어상담장, 실크체험장을 만들어 실크를 통해 세계적인 관광·산업도시로 거듭난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 중이다.

경상남도의 미래전략 또한 남해안시대를 열어 세계적인 관광지로 개발한다는 것이다.

경남의 미래전략과 연계해서 이제 진주도 스쳐가는 도시가 아니라 머무는 도시로 만들어 세계 실크산업을 이끌 중심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세계를 향해, 미래를 향해 한발 한발 성장해 가고 있는 진주는 지금 ‘실크밸리’의 꿈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고 있다.

국내를 넘어 세계를 무대로 한 패션의 한 주류를 차지하고 있는 실크를 통해 세계 패션업계를 주름잡는 파리·밀라노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를 기대해 본다.

실크가 진주를 먹여살릴 날도 그다지 멀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모든 어려움은 호사다마로 여겨야 한다.

이제 우리는 비상의 날개를 펴고 아름다운 진주 남강 위로 비상할 그날을 대비해야 한다.

권순정 한국실크연구원 본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