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09:17 (토)
국내외 악재로 골병드는 한국 경제
국내외 악재로 골병드는 한국 경제
  • 승인 2008.07.03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기 둔화 속에 물가가 치솟는 스태그플레이션의 어두운 그림자가 우리 경제를 짙누르고 있으나 뾰족한 대응책이 보이지 않으니 갑갑하기 이를 데 없다.

석유와 곡물 등 국제 원자재 시세가 크게 올라 세계가 다 힘들지만 우리는 쇠고기 파동에 파묻혀 심각한 분열상을 드러낸 채 돌파구를 못 찾고 허우적대는 모습이어서 안타까움이 더 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생산, 소비, 투자의 3대 지표의 동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광공업생산은 전달보다 0.6% 감소했다. 전년 동월대비로는 8.3% 늘었지만 올 들어 4개월 연속 유지하던 두 자릿수 증가율이 무너졌다.

수출 아니면 그나마도 어림없다.

수출용 출하는 전년동월대비 15.8% 늘었으나 내수용 출하는 0.1% 줄었다. 설비투자 추계는 작년 같은 달보다 2.5% 줄어 2개월째 위축됐고 전월비도 2.3% 감소로 역시 2개월째 하락세다.

소비재 판매는 전년 동월대비 3.1% 증가로 올 2월의 2.9% 이후 가장 낮았고 전월비로는 0.6% 줄어 2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도 각각 4개월째와 6개월째 하락세여서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경제 살리기’를 기치로 내건 이명박 정부는 원자재 시세 폭등이라는 외생 변수에 부딪히자 ‘747(7% 성장, 4만 달러 국민소득, 7대 경제강국)’ 공약에서 한 발짝 후퇴해 성장 목표를 6%로 낮췄지만 이젠 5%도 물 건너갔다.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이 4.6%로 떨어지고 소비자물가는 4.8%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률은 상반기 5.4%에서 하반기 3.9%로 뚝 떨어지는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3%에서 5.2%로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민간연구기관들도 하반기 성장률이 2%대 후반~3%대 초반에 머물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대로 오른다고 내다봤다.

물가 상승률이 성장률을 추월하는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이미 시작된 셈이다.

경제주체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조사(CSI)에 따르면 2분기 소비자심리지수는 86으로 전분기보다 19 포인트나 급락했다.

2000년 4분기의 86 이후 최저 수준이며 지수 하락 폭은 외환 위기 직전인 1997년 3분기의 24 포인트 이후 최대다. 제조업 6월 업황지수(BSI)도 77로 전달보다 8 포인트 내려갔다.

한마디로 경기 상황이 불투명해지면서 기업이나 소비자나 체감경기가 극도로 악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러니 기업은 투자를 꺼리고 개인도 지갑을 열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2일로 예정된 총파업을 ‘생산에 타격을 주는 투쟁’으로 전개해 나가겠단다. 경제에는 더 이상의 치명타가 없다.

광우병 쇠고기로 노동자가 노동력을 잃고 아이들이 잘못되면 임금에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므로 근로조건과 무관한 정치 파업은 아니라는 주장에는 어안이 벙벙해질 뿐이다.

공기가 오염되면 노동자 건강이 나빠지니 파업하겠다는 것과 뭐가 다른가.

광우병 괴담으로 비롯된 현재의 국면은 더 이상 경제적 대응으로만 풀기 어렵게 됐다.

그런데도 경제지표는 더 나빠질 전망이다.

지금처럼 분열된 모습으로는 중국 등 경쟁국들과 싸움도 못해 보고 밀리고 말 것이다.

분열을 아우를 지도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어지러워진 몸과 정신을 추슬러 다 함께 난국을 극복해 나가지 않으면 우리에게 희망은 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