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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도서관에서의 에어컨 사용 제한
[발언대] 도서관에서의 에어컨 사용 제한
  • 승인 2008.07.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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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공무원 시험 준비를 위해 부산의 한 도서관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

이 도서관은 지은 지 몇 년 되지 않은 말하자면 최신식 도서관이다.

커다란 열람실에 엄청난 양의 책들, 노트북 사용자들을 위한 무선랜 설치 등 타 도서관들 보다는 시설면에서 환경면에서 아주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어 도서관 주변지역 사람들 뿐만 아니라 먼 지역에서도 이 도서관을 사용하기 위해 일부러 찾아올 정도이다.

특히 요즘같이 취업하기 어려운 시기에 공무원 시험 준비다 취직시험 준비다 하는 사람들로 커다란 열람실은 오전 9시면 가득차고 여기다 중고등학생들 중간 기말 시험 기간에는 그야말로 도서관 전체가 사람들로 가득 찬다.

여름 초입에 다다른 요즘 날씨. 이렇게 가득 찬 도서관은 사람들의 열기로 인해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날 정도로 덥다.

특히나 장마가 시작돼 습도까지 높아 불쾌지수는 더하다.

흐르는 땀을 닦아가며 책을 들여다 보지만 머리속에 들어올리가 만무하다.

이쯤되면 북적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점점 짜증이 밀려온다.

여기저기서는 이 최신식 도서관에서 왜 냉방을 안해주는 건지 소근거리는 소리도 들린다.

이렇게 더운 열기에도 이 최신식 도서관에 냉방이 되지 않는 이유는 냉방시설의 부족이 아니라 여름철 실내 적정 온도를 26~28℃로 유지 하도록 한 정부의 에너지절약관리지침에 의한 것이다.

요즘같은 고유가 시대에 에너지 절약은 정말 좋은 취지이고 누구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몇 백명이 모여 있는 장소에서, 특히 책을 빌려주는 역할 뿐만 아니라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하고 책을 읽기 위해 지어진 도서관에서는 어느 정도의 재량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몇몇 사람만 앉아 있는 사무실에서는 26~28℃도 쾌적할 수 있지만 사람들로 가득찬 도서관, 지하철 등에는 온도계에는 나타나지 않는 체감온도라는 것이 분명히 존재한다.

정 에어컨을 켜지 못한다면 선풍기를 설치해 사용하는 것도 한 방편일 듯 하다.

일괄적인 절약지침보다는 필요한 곳에,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에너지 절약 방침에 더 부합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더운 날씨에 사람이 가득 찬 열람실 창문은 열려 있고 몇 안되는 직원들이 사용하는 사무실과 전용 식당에는 창문이 닫혀 있는 이유는 뭔지 궁금하다.


김현승/ 27·김해시 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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