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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공연관람 예절 이젠 바뀔때도…
[발언대] 공연관람 예절 이젠 바뀔때도…
  • 승인 2008.06.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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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남편과 함께 오랜만에 김해문화의전당을 찾았다. 평소 보고싶었던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연극을 보기 위해서.

최고의 연극은 아니었지만 연기에 몰입하는 연기자들이나 극작가의 연출의도는 박수갈채를 받기에 충분했다.

문제는 연극을 관람하는 일부 관객들.

세탁소 안 주인역을 맡은 한 연기자가 공연을 시작할 무렵, 휴대전화를 꼭 꺼 달라고 당부까지 했었지만 상식없는 일부관객의 공연 관람예절은 연기자와 관객을 실망시켰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모든 조명이 꺼지고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관객들은 연기자들과 첫만남을 가져야 하지만 공연장에 늦게 도착한 일부관객은 자리를 찾기 위해 휴대전화의 조명을 이용, 관객들의 기대를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또 주위에선 휴대전화의 진동 소리가 정적을 깼지만 진동모드로 바꿔놓은 관객은 그래도 양반.

“어 앞자리에 있어 앞으로 들어와” 아마 함께 연극을 관람하기 위한 지인의 전화인 듯.

공연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을 때쯤 다시한번 공연장에 울러퍼진 휴대전화 벨소리는 김해시민의 연극관람 수준을 알려주는 현주소였다.

그렇게 꺼 놓으라고 부탁까지 했건만…. 모든 관객들의 시선은 연기자가 아닌 벨소리가 울리는 곳으로 향했고 버젓이 통화를 하는 관객.

공연 중 휴대전화 벨소리에 내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공연 중 관객의 관람예절은 연기자의 훌륭한 연기보다 우선한다.

김해는 45만 인구를 넘어 50만에 육박해 경남 수부도시의 면모를 찾아가고 있다. 특히 문화의전당은 경남 최고의 공연·전시장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김해에는 세계 최고 시설을 갖춘 ‘문화의전당’이 있습니다”는 말보다 “김해에는 세계최고 수준의 관객이 있습니다”는 말이 김해시민으로써 더 듣고 싶은 말이다.

김순옥 주부·김해시 장유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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