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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진주의 스카이라인이 도시경관 훼손
[시론] 진주의 스카이라인이 도시경관 훼손
  • 승인 2008.06.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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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알다시피 우리나라의 국토는 약70%가 산으로 이루어져있다.

바꾸어 말하면 가용할 수 있는 국토의 면적이 전체 면적의 30% 밖에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국토는 좁고 가용할 수 있는 면적은 한정되어 있다 보니 용적율을 높이기 위하여 건물을 높이 더 높이 지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건물을 높이 짓다보니 항상 뒤따르는 문제가 도시경관에 이러한 건물이 얼마나 조화를 이루느냐 하는 것이다.

건물의 높이가 그 도시와 조화를 이루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따질 때 외관 못지않게 역점을 두고 검토하는 것이 스카이라인이다.

스카이라인이란 하늘과 맞닿은 건물들의 최상층부를 연결하는 선을 말한다.

도시 내의 여러 건물들의 최상층부를 연결한 선이 건물의 배경이 되는 하늘과 얼마나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느냐 하는 점은 그 도시의 경관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카이라인이 아름다운지 아름답지 않은지를 판단하는 기준은 사람마다 달라서 주관적일 수밖에 없어 항상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두고 이야기 할 때는 논쟁이 많다. 이럴 때 가장 좋은 예를 드는 것이 우리나라의 전통 초가집이다.

우리나라의 전통 초가집은 지붕선이 반달모양으로 부드러우며 아름답게 보이고 있다.

그러나 그 선의 아름다움이 외국에서는 찾아보기 어렵고 비슷한 모양의 건물을 외국에서 보드라도 우리나라에서 보는 것만큼 아름답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초가집의 배경이 되는 산에 있다. 외국의 많은 나라들은 국토가 넓으면서 우리나라와 같이 산이 많지 않고 특히 선진 외국의 많은 도시는 주위에 산이 없는 지역에 형성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도시는 대부분 산으로 둘러 쌓여있고 그 산들은 외국의 유명한 산들과 다르게 나지막하고 산 정상의 연결은 모두가 부드러운 선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산의 중턱에 같은 모양을 닮은 부드러운 초가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으니 자연과 집이 동화가 되어 아름답게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초가집은 현대에 와서 이야기하는 스카이라인이라는 이론과 접목시켜 해석하기에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같이 산이 많은 나라는 건물의 뒤 배경이 되는 부분이 하늘이 아니라 곧 산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주위에 산이 없는 선진 외국 도시에서는 건물 배경이 되는 하늘과의 조화, 즉 스카이라인을 검토하여야 하지만 산이 많은 우리나라의 건물 높이를 이야기할 때는 산을 배경으로 하는 마운틴라인을 검토해야하는 것이다.

특히 진주시는 도시 전체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하나의 분지처럼 도시가 형성되어 있고 그러다보니 도시의 관문도 몇 군데로 한정적이다.

진주시를 둘러 싼 산 정상을 연결해보면 높고 낮은 봉우리의 부드러운 선이 절로 정감이 간다. 이러한 산세 앞에 다시 도시를 만들기 위하여 건물을 짓는다고 생각하면 건물의 높낮이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이 주변 자연과 잘 어울리고 아름다우며 거부감이 없을까.

이렇게 생각해보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스카이라인의 개념에서 어떻게 건물을 짓는 것이 도시 미관을 해치지 않는가는 누구나 쉽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배경에도 불구하고 진주시의 몇 안 되는 도시 관문들은 들어서는 곳마다 고층 아파트들이 병풍처럼 도시를 가로막고 있어 위압감과 갑갑한 이미지를 먼저 안겨 준다.

그 관문을 통과하고 나면 몇 몇 건물들은 잡목 숲 속의 미루나무처럼 우뚝우뚝 솟아 도시미관을 해치며 아름다운 산봉우리의 선을 끊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계속하여 우리 지역에 고층 아파트의 붐을 타고 시내 곳곳에 우후죽순처럼 초고층 아파트가 건립될 예정이라고 하니 도시미관을 생각할 때 심히 우려 되지 않을 수 없다.

김진관 한국국제대 실내건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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