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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꾸라지 주검의 교훈
미꾸라지 주검의 교훈
  • 승인 2008.06.17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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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조만강 지류에 미꾸라지 등 물고기 수천마리가 폐사한 사건이 해프닝으로 갈무리됐다.

조만강 지류 실개천의 오염원을 조사하던 김해시 환경보호과 관계자는 조만강 지류 실개천 상류에 위치한 중국산 미꾸라지 도매업체가 상품을 옮겨 담는 과정에서 실수로 0.3t의 민물고기들을 유실했고 유실된 중국산 미꾸라지들이 하수구를 통해 조만강 지류 실개천으로 유입됐다고 밝혀왔다.

실개천 상류에 위치한 영세공장에서 비가 내린 틈을 타 독극물을 무단방류했다고 믿었던 기자는 오염수 유출이 아닌 민물고기 도매 업체의 실수였다는 소식에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하지만 민물고기가 폐사됐다는 제보를 받고 확인한 조만강 지류 농로의 수질상태는 오염도가 심각했다.

농로로 이어진 하수관로에서 뿜어져 나오는 악취와 쉴 새 없이 흘러나오는 희뿌연 거품들은 이 하천수가 아무런 정제도 거치지 않은 채 낙동강으로, 남해바다로 흘러가도 되는가하는 걱정을 하게 했다.

기자에게 제보를 한 제보자와 현장을 확인했던 기자, 담당 공무원들의 눈에 농로의 수질이 맑고 깨끗해 보였다면 오염원을 찾는 것보다 혹시 있을 수 있는 상류 소재 민물고기 도매상을 의심하지 않았겠는가.

김해시가 이번 사건을 해프닝으로 마무리 짓지 않기를 당부한다.

비록 미꾸라지들의 주검은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하천의 오염 실태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김해시는 현재 전역에 하수관로를 직로로 개설하는 하수BTL관거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조만강, 내삼천, 장유천, 대포천 등에 대해 오염도를 걱정하는 언론에 시 관계자들은 약속이나 한 듯 “하수BTL관거 사업이 완료되면 김해지역에 더 이상의 수질 오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물론, 하수BTL관거 사업이 완료되면 더 이상의 수질오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동안 더럽혀진 자연을 복구하기 위해선 아주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미꾸라지들이 살지 못하는 곳에서는 사람도 살 수 없다는 진리를 김해시 관계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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