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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와 마산시의 ‘인사 코미디’
경남도와 마산시의 ‘인사 코미디’
  • 승인 2008.06.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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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결 앞둔 인사 이어 연수 대상자 발령 등 1년새 마산부시장 3명 마산시장 대응도 문제 인사시스템 개선 시급 ”
우물 안에서 하늘을 바라보면 하늘이 동전만 하게 보인다.

우물 안 개구리는 바다를 볼 수 없는 것은 물론, 바다 그 자체를 모른다. 고정된 인식의 틀 안에 갇혀 버린 사람은 큰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알지 못한다.

따라서 외부에서 몰려오는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스스로 무너지는 비극을 맞는다. 사람들은 항상 자기중심적 사고를 하기 마련이다.

자기가 최고인줄 알고 자기가 하는 일이 최선인 것으로 착각한다. 이 같은 편협함 때문에 ‘우물 안 개구리’가 되고 마는 것이다. 정저지와(井底之蛙)란 고사 성어다. 이 고사는 중국왕조의 인재 등용 때 곧 잘 비유된다.

우리는 쇠고기 파동이 재협상 국면에 이르기까지 광우병보다 오히려 현 정부의 수습책에 국민들은 실망감을 더 했다.

협상과정에선 실수가 꼬리를 물었고, 내놓는 수습 대책마다 뒷북치기 일쑤였다. 이런 내각에 대해 어떻게 ‘베스트 오브 베스트(best of best)’라는 표현을 썼는지 궁금하다. 베스트 오브 베스트의 기준은 뭘까. 물론 인사만큼 잡음 많고 또 어려운 일도 없다.

그때마다 등장하는 단어가 ‘인사는 만사’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면 만사(萬事) 아닌 망사(亡事)로 돼버린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첫 단추부터 잘못된 인사는 큰 문제를 낳는다. 공조직의 파열음이 이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 않은 사람이 조직의 리더로, 또는 조직의 참모라면 그 조직의 미래는 없다.

최근 경남도가 단행한 몇 건의 ‘찔끔 인사’, ‘땜질식 인사’와 관련, 그 후유증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사실이다.

경남도 본청 인사가 그렇고 시·군 전출의 경우도 그렇다. 관행에도 없는 수직상승, 퇴직 후의 자리안배, 장기교육자의 교육 전 보직 발령, 대법원 확정판결을 앞둔 공직자 인사, 공로연수 대상자의 주요보직 인사발령 등이 그 주류다.

또 낙하산식 인사로 인한 도내 일선 시·군의 인사적체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인사 때면 불거지는 파열음, 반발, 항의 농성 등이 너무 잦다.

오는 연말 공로연수 대상자인 김무철 도 남해안추진본부장이 최근 마산부시장에 임명, 취임식에 공무원들의 불참선언 등 그 반발이 곧 바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도는 대법원 형 확정판결을 앞둔 자를 마산부시장에 발령, 5개월 만에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등 “원칙 없는 인사”로 일관, 마산의 자존심을 망가뜨렸단 지적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황철곤 마산시장은 오는 하반기 경남도 인사 때 마산시의 4·5급 각 1명씩 모두 2명을 경남도로 전출시키고 이것이 지켜지지 않으면 차기 부시장을 자체 승진인사로 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향후 부시장을 자체승진 토록 한다고 밝힌 것은 소가 들어도 웃을 일이다.

코미디(comedy)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인사 관행은 제체 두고라도 인사의 기본에도 배치되기 때문이다.

이는 이번 인사의 파문을 최소화 하기위한 고육지책이란 것은 주지한다. 그러나 합목적성이 결여된 인사라면 마산시장이 보직임명을 않으면 그만이다.

그 예가 김해시에서 일어났지 않은 가. 김태호 경남지사 취임 이전 당시 도가 발령한 시·군 전출에 불만, 김해시가 보직을 않고 대기발령 한 사실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도지사는 마산전출의 인사권만 있을 뿐 마산부시장의 보직 임명권자는 마산시장이란 것이다.

이로 인해 마산시는 김종부 전 부시장이 5개월 임기를 겨우 채운 데 이어 김 본부장까지 올해 말 공로연수에 들어간다. 따라서 올 1월부터 내년 1월까지 1년간 마산은 세 명의 부시장이 탄생한다. 마산시민의 자존심은 뒷전인가 되묻고 싶다.

인사권자는 여러 상황을 종합, 검토 후 내린 결론이라지만 그에 대한 반론이 더욱 설득력이 있어 보이는 것은 현 실정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도청 5·6급의 적체, 시·군 4·5급 공무원의 승진은 좁은 문이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경남도는 이번 인사를 계기로 획기적인 인사개선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인사 때면 불거지는 도 및 시·군의 불만을 잠재우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파문은 물론 인사권자로부터 파생된 것이다. 그러나 이에 앞서 이를 주도적으로 보좌해온 사람들이 그 책임을 져야한다.

인사 시스템의 잘못을 탓하기에 앞서 컨트롤 타워가 문제라는 지적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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