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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종빈(始華終貧)’ 17대 국회
‘시화종빈(始華終貧)’ 17대 국회
  • 승인 2008.05.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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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세대’의 대거 진입과 세대교체로 국민적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던 17대 국회가 실망과 아쉬움을 안고 29일자로 막을 내렸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정사상 초유의 상태에서 치러진 17대 총선은 당시 열린우리당의 과반 확보와 민주노동당의 원내진입 등 민주화 진보세력이 과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혁신적 변화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많았다.

‘일하는 국회, 상생국회’를 표방하며 화려하게 출범했던 17대 국회는 그러나 운영상의 파행과 ‘속빈 강정’에 불과한 입법활동 성적으로, 시작은 화려했지만 끝은 초라한 ‘시화종빈(始華終貧)’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역사의 장으로 사라졌다.

17대 국회 마지막 날인 29일 여의도 국회의사당은 하루 종일 의정단상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돌려야 하는 낙선자들의 아쉬움과, 의정활동에 대한 포부를 안고 새 둥지를 틀고 있는 당선자들의 설렘이 교차했다.

특히 의원회관에서는 임채정 국회의장이 기념식수를 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으며, 회관 복도에는 아직도 정리되지 못한 낙선자들의 책과 화분 등이 놓여있는 가운데 초선들의 입주가 분주했다.

30일부터 임기가 시작되고, 내달 5일 개원하는 18대 국회 초선의원들은 내심 국민의 대표로서 의정활동에 대한 설렘과 포부가 가장 크고 높은 시기다.

그들 초선의원들은 18대 국회가 문을 열자마자 미국산 쇠고기 수입관련 정부고시에 대한 야권의 반발, 17대에서 미뤄진 한미FTA 비준동의 등 여야간 치열한 정쟁에 휘말리게 될 것이다.

그러나 ‘금배지’를 달고 의원회관에 입주할 때의 초심 그대로 향후 4년간의 임기동안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입법기관으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권한은 ‘한시적 위임’이라는 사실을 한 순간도 잊지 않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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