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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사, 대운하 깃발 왜 들었나
김지사, 대운하 깃발 왜 들었나
  • 승인 2008.05.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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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명의 물길이다' '재앙의 물길된다' 오랜 논란 국론분열 공론의 장 만들어 방점 빨리 찍어야”
대운하는 재앙인가 복덩인가. 대운하가 ‘뜨거운 감자’가 된지 하 세월, 이런 상황에서 김태호 지사는 최근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 시·도지사 국정설명회에서 경남의 낙동강 운하건설을 주창, 선수를 치고 나갔다.

국론이 분열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김 지사가 대운하의 깃발을 높이 들었다. 낙동강 운하→한반도 대운하로 연결되는 운하 건설을 김 지사가 치고 나간 뜻은 무엇인가.

반대여론과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주창을 한 것은 죽은 낙동강을 생명의 강으로 개발, 환경개선의 효과는 물론이고 관광 산업적 측면에서 꼭 추진돼야 한다는 소신이라고 밝혔다. 또 매년 되풀이 되는 홍수에도 손을 쓰지 못하는 기능 조절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지사의 소신 못지않게 반대의 목소리도 높다. 대선에서 핫이슈가 된 후 한나라당의 4.9 총선 공약에서도 제외된 대운하 문제를 김 지사가 나서 건설의 당위성을 주창한 것은 뭔가 있기 때문이란 것은 자명한 일이다.

쓴 소리를 자청해 들어도 좋다는 것은 곧 해야 할 것은 해야 한다는 것도 그 이유다. 그러나 국가적 명제를 두고 쓴 소리 차원에서 논할 일이 아니다. 논쟁으로 허송세월을 할 바에야 자신이 나서 직접 방점을 찍겠다는 것이다. 이는 곧 물길을 바로 잡지 못하는 대운하 물길의 물꼬를 터겠다는 뜻이다.

또 향후 국가 지도자 감으로 거론되는 김 지사의 정치적 명운과도 관계될 일을 괜스레 나서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편에선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면 과연 무엇 때문인가. ‘생명의 물길’, ‘재앙의 물길’로 각기 다른 목소리인 소모적 논쟁의 접점을 찾기 위한 것이다.

물론 이 같은 이유의 밑바닥에는 경남의 플랜이 있다. 국가적 과제를 경남의 발전전략과 연계시켜 경남을 수도권과 대칭되는 제 2경제권을 향한 ‘남해안 프로젝트’호의 순항을 위해서다. 지난해 김지사가 주창, 헌정 사상 처음으로 지방정부가 건의, 국가 아젠다로 채택되어 입법화된 동서남해안특별법이 그 첫 무대였다. 그 다음이 물길, 하늘 길, 철길 등의 인프라 구축이다.

도의 남해안 프로젝트는 운하와 연계, 항공·철도·해양·고속도로 등을 잇는 동남권 관광·물류 순환벨트와 신 성장 산업을 육성키 위하 전략으로 국내는 물론 국제물류를 수용키 위해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수도권과 대칭되는 국가 경제 축으로 발전키 위한 것이다.

뱃길 순환벨트, 남해안 도로망 순환벨트, 하늘 길과 고속전철을 통한 순환벨트를 구축, 경남을 열린 시대로 개발한다는 것.

김 지사는 이를 통해 남해안을 제 2의 지중해와 신 성장 산업의 벨트화를 위해 창녕→밀양→양산→부산→거제→마산→창녕을 연결, 경남내륙과 부산, 남해안을 잇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첨단산업, 문화관광, 항만물류 등 7개 분야 76개 사업 및 단지를 조성하고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와 연계되는 31개 사업도 추진, 도민 1인당 4만 달러 시대를 꼭 실현토록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청와대 회의 때 김지사가 운하건설을 주창하자 이에 화답하듯 영남권 5개 지자체는 이달 중 공동으로 낙동강 운하건설을 정식 건의할 계획이다.

물론 대운하를 통해 가장 많은 시혜를 입게 될 곳은 영남권, 즉 이 가운데서도 경남이다. 그렇다고 경제논리만으로 접근하는 것도 문제다.

그러나 감이 익어 떨어질 때 까지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아깝고 탁상공론은 국론만 낭비하는 것이다. 오늘날 사통팔달 도로망의 원조인 경부고속도로도 서울~부산 구간에 돈을 깔아 내버리는 예산낭비란 비난이 들끓었다. 파리 도시계획의 모태인 도로 폭 100m에 조성된 에드왈 광장도 미쳤단 소릴 들었다. 그러나 배가 산(수로터널)으로 가는 대운하는 알 수 없다.

문제는 찬성 또는 반대의 목청높이기에 앞서 “토론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숨바꼭질 하듯 꺼내보고는 다시 넣는 악순환을 되풀이 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김태호 지사가 높이 든 운하의 깃발은 가치가 있다. 방점은 찍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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