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92건)

곽 숙 철CnE 혁신연구소장 어떤 축구 팀이 있다. 그런데 운동장에서 뛰는 11명의 선수들 가운데 4명만이 어느 쪽 골대에 골을 넣어야 하는지 알고 있다. 또한 11명 가운데 2명만이 골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자기 포지션과 그 역할을 알고 있다. 2명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상대 팀과 싸우기보다는 어떤 식으로든 자기들끼리 싸우고 있다. 이 팀이 과연 상대 팀을 이길 수 있을까? 투명인간이 나타나서 이들을 돕지 않는 이상 이기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이 팀이 바로 여러분의 조직이라면 어떡하겠는가?  위의 이야기는 스티븐 코비(Stephen Covey)가 그의 저서 `성공하는 사람들의 8번째 습관`에서 해리스 인터랙티브(Harris Interactive) 사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축구 팀에 비유해 설명한 것이다. 이 회사가 핵심 사업, 핵심 업무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미국인 2만 3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 37%만이 조직이 무엇을 왜 달성하려고 하는지 분명하게 안다고 답했다. - 22%만이 자신의 업무가 팀과 조직의 목표와 일치한다고 답했다. - 17%만이 조직이 다양한 의견들을 존중하고, 더 좋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 13% 만이 다른 그룹 혹은 다른 부서와 서로 신뢰하고 협력하는 업무 관계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앞의 스티븐 코비의 글은 우리에게 두 가지 시사점을 준다. 첫 번째는 기업 내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못하며, 그만큼 업무 몰입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점에 있어서 한국도 마찬가지다. 수년 전 발표된 `타워스 페린(Towers Perrin) 글로벌 인적자원 보고서`에 의하면 조직구성원의 적극적인 업무 몰입도에 있어 한국이 미국보다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는 스티븐 코비가 이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 즉 커뮤니케이션의 탁월성이다. 이 축구 비유는 통계라는 딱딱한 내용을 스토리라는 형식을 빌려 우리에게 매우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이 이야기를 읽다보면 우리는 저도 모르게 두 선수가 골대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상상하고, 그때마다 그들을 방해하는 같은 팀 선수들의 모습을 연상하게 된다. 얼마나 실감나는가! 인간이 동물과 구분되는 이유는 인간이 더 현명하고 더 고상하고 더 선량하기 때문이 아니라 언어라는 탁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라는 것을 역사는 보여주고 있다. 인간은 언어를 이용해 서로 지식과 정보, 감정을 교류하면서 문명을 발전시키고 꿈을 현실로 바꿔나간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경쟁력 있는 기업이 되려면 명확한 목표와 전략을 설정하고 이를 조직구성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공유함으로써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 리더란 바로 이 일을 하는 사람이다. 목표와 전략이 아무리 명확하더라도 조직구성원에게 공유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리더십이란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조직구성원들의 내면에 있는 동기나 열정을 끄집어내어 일이 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영향력의 행사는 어떤 방법으로 이뤄질 수 있을까?  물론 그것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이다. 리더는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개발하여 조직구성원과 공유함으로써 실행을 촉진한다. 또한 상황에 따라서 전략을 수정하고 새로운 방침을 전달한다. 리더는 이러한 일련의 활동을 효과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다음은 세계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테리 피어스(Terry Pearce)의 말이다. "리더의 `관리능력`은 지식과 성과로 측정 가능하다. 하지만 리더의 `리더십`은 자신이 누구이며 무엇을 옹호하고 있는지를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능력으로 알 수 있다. 리더의 리더십은 곧 커뮤니케이션 능력인 것이다."  리더들이여, 명심하시라! 리더는 조직구성원을 통해 성과를 창출하는 사람이며, 가장 중요한 역할이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임을.

김루어의 아침을 여는 시선 | 곽숙철 | 2012-04-15 20:00

곽 숙 철CnE 혁신연구소장 한 고객이 복잡한 구리 코일 용접을 주문했다. 용접 공장에서 작업을 마쳤는데 완성된 제품은 회사의 품질 기준에 전혀 미치지 못했다. 용접 작업을 마무리한 부분은 너무나 약해서 조만간 떨어질 것이 분명했다. 방법은 두 가지였다. 2천 달러의 원재료비와 추가 노무비가 들어간 제품을 폐기하고 부품별로 팔아서 300달러라도 회수하거나, 아니면 용접이 약한 부분을 뜯어내고 재작업을 통해 제품을 재활용하는 방법이었다. 공장장은 사장을 마중하러 공항에 가야 했기에 작업 팀장에게 결정을 내리도록 지시했다. 작업 팀장은 팀원들과 의논한 끝에 처음부터 작업을 다시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사장과 함께 공장으로 돌아온 공장장은 팀원들이 내린 결정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그는 모든 팀원들이 있는 앞에서 사장에게 이렇게 털어놓았다. "이런 문제가 생긴 건 전적으로 제 불찰입니다. 구리 용접이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사전에 작업 팀장이나 용접공들에게 충분히 설명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러고는 작업 폐기물을 처분해 300달러를 회수했다. 하지만 그는 그 돈을 작업 예산에 넣지 않고, 대신 파티를 열었다. 이른바 `실패 파티`였다. 자신의 실패를 기념한다면 모든 직원들이 그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을 기억하리라는 생각에서였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직원들은 구리 용접 기술을 더욱 꼼꼼히 익혔고, 상사도 실패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 `하인리히 법칙`이라는 게 있다. 미국의 손해보험회사에 근무하던 하인리히(H. W. Heinrich)가 사고재해 통계자료를 토대로 정립한 것으로, 치명적인 실패는 300번 이상의 징후와 29번의 작은 실패 후에 발생한다는 법칙이다. 큰 사고는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반드시 경미한 사고들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발생하므로 사소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를 면밀히 살펴 그 원인을 파악하고 잘못된 점을 시정해야 대형 사고나 실패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패가 무조건 독이 되는 것은 아니다. 실패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독이 아닌 약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앞서가는 조직의 가장 중요한 특성 중 하나는 오히려 실패를 장려하고 그러한 실패 사례를 자산화 한다는 것이다. 혼다(Honda)는 매년, 그 해에 가장 큰 실패를 한 연구원을 `실패왕`으로 정하고 100만 엔 가량의 격려금을 수여하고 있다. 이 `실패왕` 제도는 자신의 성공을 `99%의 실패에서 나온 1%의 성과`라고 정의한 혼다의 창업주 혼다 쇼이치로(本田章一郞)의 신념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이처럼 실패를 장려하는 혼다의 기업문화는 오토바이와 자동차를 넘어 제트기와 가장 진보한 로봇인 아시모를 만들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고어텍스로 유명한 고어(W. L. Gore & Associates)도 마찬가지다. 고어는 해마다 의료, 전자, 케이블, 섬유 등 각종 분야에서 무수히 많은 신상품을 내놓고 있는데, 고어텍스 또한 과감히 새로운 분야로 뛰어든 혁신의 산물 중 하나다. 이러한 혁신은 창업부터 오늘날까지 꾸준히 고어의 두 자릿수 매출 증대를 견인해 온 핵심 동력이다. 고어의 성공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조직문화에서 비롯됐다.  고어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성공 가능성이 낮은 아이디어라 할지라도 이를 실행할 것을 장려한다. 또한 프로젝트를 마칠 때는 실패한 아이디어에 대해서도 성공한 아이디어와 마찬가지로 샴페인을 터뜨리며 파티를 한다. 성공이냐 실패냐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용기 있는 시도 자체를 축하하는 것이다. 미국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의 제프리 페퍼(Jeffrey Pfeffer)와 로버트 서튼(Robert Sutton) 교수는 그들의 책에서 조직 내 실패를 다루는 가장 간단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용서하고 기억하라`를 역설했다. 구성원들이 도전적으로 일하다가 발생한 창조적인 실수에 대해서는 부담 없이 인정하고 이야기 할 수 있도록 용서하되, 그 원인과 과정은 기억해서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치열한 글로벌 기업 환경에서 진정한 실패는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아서 성공의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어떤 회사나 사업도 모험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오기 마련이다. 이때 작은 실패가 두려워 시도하지 않는 기업은 다른 기업에게 뒤쳐지게 된다. 달리기를 하다가 넘어진 것은 실패가 아니다. 넘어지지 않으려고 달리기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 실패다. 달리지 않으면 넘어지지는 않겠지만 결승점에 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패를 장려하라. 실패 없는 조직은 도전하지 않는 조직이다.

김루어의 아침을 여는 시선 | 곽숙철 | 2012-04-08 20:00

곽 숙 철CnE 혁신연구소장 스웨덴의 경제학자 두 명이 고텐부르크의 지역혈액센터를 방문해서 혈액기증에 관심이 있는 여성 153명을 모았다. 그리고 동기 연구자들 사이에서 관행으로 굳어진 방법에 따라 그들을 세 그룹으로 나눴다.  실험자들은 첫 번째 그룹에게 혈액기증은 자발적이기 때문에 혈액을 기증하더라도 아무런 보상이 없다고 말했다. 두 번째 그룹에게는 다른 방안을 제시했다. 혈액을 제공하면 각자 50스웨덴 크로노르(약 7달러)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세 번째 그룹은 두 번째 그룹에서 다시 변형된 제안을 받았다. 그들은 50스웨덴 크로노르를 받게 되며, 받은 돈을 소아암 자선기금에 기증할지의 여부를 즉각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했다. 첫 번째 그룹의 여성 중 52%가 혈액을 기증했다. 아무런 보상이 없는데도 동족인 스웨덴인을 위해 기꺼이 선행을 베풀려는 착한 시민들이었다.  두 번째 그룹은 어떠했을까? 통상적인 동기 이론에 따르면 이 그룹에게 기증할 동기가 어느 정도 많다고 추정했을 것이다. 그들이 혈액센터를 찾아왔다는 것만으로도 내재 동기가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여기에 돈까지 받으면 동기가 한층 불타오를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이 그룹 중에서 30%만이 혈액기증 의사를 밝혔다. 돈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은 후에 혈액기증자의 수가 늘어나기는커녕 거의 절반으로 줄어든 것이다.  한편 돈을 받되 바로 자선단체에 기부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가진 세 번째 그룹은 첫 번째 그룹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53%가 기증을 했다. 사람들은 자기가 한 일에 걸맞은 보상을 받을 때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가운데 하나가 남에게 인정받는 것이며, 보상이야말로 가장 적극적인 인정의 형태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상에는 여러 가지 비합리적인 요소가 많다. 따라서 보상을 할 때에는 적어도 다음과 같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 많이 준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이 아니다. 흔히 돈을 많이 주면 직원들이 더 행복해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착각이다. 고소득자 대열에 들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 사람들이 막상 그만큼 돈을 벌면 처음에 기대했던 성취감을 전혀 느낄 수 없다고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조사에 의하면 평균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사람들은 초기에는 대체로 만족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만족도는 떨어지고 긴장감이 높아진다고 한다. 둘째, 공정하지 못한 보상은 조직 내에 위화감을 조성한다. 경우에 따라 보상 내용을 비밀로 해야 할 때도 있지만, 그 기준만큼은 명확히 공개하여 공정성에 대한 의심을 없애야 한다. 보상 시스템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목적이 무엇이며,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고, 얼마나 보상하는지에 대해 직원들은 알고 싶어 한다. 그리고 어느 조직이든 `절차의 정의와 분배의 정의`를 갖춘 보상 시스템을 바란다. 이것이 갖춰지지 않으면 편애와 기회주의, 차별이 난무하기 십상이다. 셋째, 보상을 하다 보면 때로 처음 의도와 반대되는 효과를 내기도 한다. 한 예로 사소한 행동에도 보상할 경우 직원들은 `당신은 평소 이 일을 꺼리는 편이지만, 회사를 위해 해준다면 우리도 그만한 대가를 지불하겠다` 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일 수 있다. 보상의 목적은 직원들의 의욕을 높이는 데 있지만 이런 식의 보상은 오히려 의욕을 떨어뜨린다. 그리고 판매 수수료나 성과급과 같은 실적 위주의 보상도 일상화하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직원들이 업무에 대한 흥미를 잃고 오로지 돈이 되는 일만 골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상에 있어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할 점은 인센티브와 같은 외적 보상도 필요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일 그 자체에서 오는 내적 보상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고, 그 일을 할 때 자신에게 선택권이 있으며, 그 일을 할 만한 기술과 지식을 갖추고, 실제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때 열정적으로 일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내적 보상이다. 이러한 내적 보상의 중요성은 21세기에 들어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기업이 직원들에게 순종만을 요구하던 시대에는 외적 보상만으로도 직원들을 움직일 수 있었지만 이제 그러한 시대는 지났기 때문이다. 돈으로 직원들의 노력을 좀 더 끌어낼 수 있을지언정 그들의 열정과 창의성은 결코 꺼낼 수 없다는 말이다.

김루어의 아침을 여는 시선 | 곽숙철 | 2012-04-01 20:05

 사오정은 우중충한 집안 분위기를 바꿔볼 요량으로 도배를 새로 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벽지를 얼마나 사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고민한 끝에 옆 아파트의 평수가 비슷한 집에 살고 있는 저팔계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팔계야, 저번에 도배할 때 벽지 몇 개나 샀니?" "응, 그때 열두 롤을 샀어." 사오정은 저팔계의 말을 믿고 벽지 열두 롤을 사서 도배를 시작했다. 그런데 다 하고 나니 벽지 두 롤이 남는 것이었다. 사오정은 저팔계에게 가서 따지듯이 물었다. "야, 벽지가 두 롤이 남잖아!" 그러자, 저팔계는 이렇게 대답했다. "응, 나도 그랬어."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의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를 배워 내 것으로 만드는 일을 벤치마킹(Benchmarking)이라고 한다. 벤치마킹은 실패의 확률을 낮추고 일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한 수단이다. GE의 전임 회장 잭 웰치(Jack Welch)를 비롯한 많은 경영자들이 벤치마킹을 즐겼는데, 그 가운데서도 유니클로의 야나이 다다시(柳井正) 회장은 벤치마킹을 잘하기로 이름난 사람이다. 시골의 작은 양복점을 가업으로 물려 받아 25년 만에 일본 최고 갑부 자리에 오른 그는 지금 당장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월마트에서는 경영시스템을, 맥도널드에서는 표준화를, 러버메이드에서는 상품개발을, 막스앤스펜서에서는 품질관리를, 세븐일레븐에서는 정보시스템을, 홈데포에서는 인재교육을,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미래개발력을 배우고 싶다." 남의 장점을 내 것으로 만드는 야나이 다다시 회장의 탁월한 벤치마킹 능력, 이것이 바로 유니클로를 일본에서 가장 빨리 성장한 회사로 만든 비결이다. 그런데 많은 기업들이 다른 기업의 베스트 프랙티스를 벤치마킹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다지 성공하는 기업이 많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위 이야기 속의 사오정처럼 아무 생각 없이 무턱대고 모방하기 때문이다. 그 베스트 프랙티스가 왜 성공을 거뒀는지, 다른 곳에서도 성공을 거둘 것인지를 논리적으로 따져 보지도 않고 마구잡이로 베끼려고만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벤치마킹에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결과만 보지 말고 과정과 이슈를 중점적으로 파헤쳐야 한다. `그들이 왜 실패했고 왜 성공했는가? 그들의 강점이 무엇이고 약점은 무엇인가? 그들의 성공과 실패로부터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인가?`를 명확히 살펴봐야 한다는 말이다. 그들이 실패했어도 우리가 성공할 수 있는 요소를 찾고, 그들이 성공했어도 우리가 실패할 가능성을 찾는 것이 벤치마킹의 진정한 목적이기 때문이다. 둘째, 소위 일류기업이라 불리는 기업의 성공 스토리를 비판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역사는 성공한 자만을 기억한다. 기업의 역사에서도 성공한 기업만 알려지고 기억된다. 그래서 `GE가 했으니, 삼성이 했으니까 우리도 그렇게 하면 된다` 식으로 타사의 성공 경험을 별 생각 없이 따르려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그들이 어떤 조건과 맥락 하에서 성공을 이끌어 냈는지를 먼저 깨닫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보다 중요한 것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Clayton Christensen) 교수가 강조하듯이 `그러한 성공요소가 우리 회사의 미래에도 과연 유효한가?`를 평가하는 일이다. 셋째, 어떠한 결과가 나오든 벤치마킹을 100% 신뢰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 다른 회사가 실패했다 하더라도 그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가치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으며, 또 그들이 성공했다 하더라도 그들만이 가지고 있는 성공의 열쇠가 우리에게 결핍돼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타사의 성공과 실패에서 배워야 할 점을 철저하게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에 얽매여서도 곤란하다. 경영자들이 벤치마킹을 선호하는 이유는 사업영역이 비슷한 타사가 먼저 경험한 것을 참고하면 위험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참고하는 수준을 넘어 의사결정의 중요한 판단 수준으로 벤치마킹을 실시한다면 곤란하다. 벤치마킹의 결과를 가지고 전략적으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려면, 우리 회사와 타사가 고객, 제품, 인력 등의 경영구조가 동일하다는 전제가 있어야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벤치마킹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베스트 프랙티스의 결과뿐 아니라 그러한 결과를 창출하기까지의 과정을 잘 살피고, 그것을 자사의 현실에 맞게 적절히 가공해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루어의 아침을 여는 시선 | 곽숙철 | 2012-03-25 20:00

곽 숙 철CnE 혁신연구소장 표지 제작에 사용되는 특수 스텐실 기계를 놓고 경쟁하는 두 기업이 있었다. `사장 상황` 때문에 두 기업 중 더 큰 기업이 판매사원의 출장비를 삭감했다. 그 결과, 판매팀이 현재 고객과 신규 고객을 방문할 수 있는 횟수가 크게 감소했다.  두 기업 중 작은 기업의 CEO는 그 소식을 듣자마자, 지금이 기회임을 감지하고 대대적인 마케팅 작업에 착수했다. 그는 판매팀을 만나 상대 경쟁회사에게 전략적으로 중요한 상품을 판매할 경우 수수료를 올려주겠다고 제안했다. 또한 판매사원이 신규 고객을 영입해올 때마다 보너스를 지급했다. 그리고 사원 한 명을 채용해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판매사원과 약속을 잡는 일을 전담시켰다.  작은 기업은 가능한 모든 고객을 접촉하면서 자신들이 고객 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있으며 상대 경쟁기업이 판매한 기계까지도 수리해주고 있음을 알렸다. 더불어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보증 방침을 채택했다. 그리고 매일 아침 판매팀을 독려했다.  "우리의 시장점유율은 100%가 아닙니다. 따낼 일이 아직도 있습니다. 가서 잡아 오세요."  이후의 결과는 실로 놀라웠다. 작은 기업의 CEO는 직원들에게 말했다.  "만약 우리의 경쟁기업이 우리처럼 했다면, 우리는 망했을 것입니다. 우리는 분명 큰 피해를 입었을 것입니다. 그들에게 돈이 있고, 고객도 있었습니다. 이제는 모든 것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위기를 바라는 기업은 없다. 하지만 위기는 닥치게 마련이다. 화재로 공장이 불타고 네트워크가 마비되고 경기가 곤두박질쳐 매출이 감소하고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장기간의 파업으로 파산의 위기에 몰리는 일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위기에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이를 극복하고 도약의 기회로 삼느냐 하는 것이다. 오늘날 성공한 기업치고 큰 위기를 한두 번 이상 겪지 않은 기업은 없다. 하지만 이 기업들은 이러한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활용해 오늘날의 성공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어떻게 위기에 대처할 것인가?  중요한 것은 평소 경영자를 비롯한 조직구성원 모두가 위기의식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위기는 이상한 일이 아니라 일상적인 일이라는 생각으로 대응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세계적인 변화관리 전문가 존 코터와 댄 코헨은 이에 대해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오랜 기간 고요함을 즐기면서 자만심에 빠져 있다가 가끔씩 깨어나 급하게 무엇인가 해보려는 20세기형 기업 운영 방식은 이제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다. 외부 환경의 변화 속도가 계속 빨라지는 상황에서, 성공적인 21세기형 기업이라면 위기의식을 항상 평균 이상으로 높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조직 내에 위기의식을 유지하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리더들의 행동이다. 리더의 행동은 상징성을 가지며, 이를 통해 조직구성원들은 무엇이 중요한지 알게 된다.  특히 최고경영자와 경영층의 행동이 조직구성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리더들이 말로는 위기라고 하면서 실제로 거기에 걸맞은 행동을 하지 않으면 조직구성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가 없다. 리더들의 결연한 의지와 행동, 그리고 그에 따르는 확연한 조치들이 있을 때 구성원들은 위기의식을 느끼게 된다. 열정도 전염되지만 위기감도 전염된다는 것을 리더들은 늘 염두에 둬야 한다. 또한 위기감을 전달할 때는 논리보다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인간의 행동에는 이성과 감성이 결합해 영향을 미치며, 이성은 오직 적절한 감정 상태가 존재하면서 지원을 해줄 때에만 제대로 기능을 한다.  따라서 공식적인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 보고서 작성 및 프레젠테이션과 같이 사고를 바꿈으로 행동을 바꾸려 하지 말고, 대신에 문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를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에 중점을 둬야 한다. 예를 들어 구성원들에게 자신들이 생산하는 제품의 품질 불량의 심각성을 깨우치게 하려고 불량률 데이터를 설명하는 것보다는 불량품으로 인해 성난 고객의 모습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를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인류의 역사가 `도전과 응전`의 역사라면, 기업의 역사는 곧 `위기와 대응`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수많은 기업들 가운데 왜 어떤 기업은 침체해 있거나 사라져버렸고, 어떤 기업은 오랜 세월 존속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것일까? 그 답은 바로 위기에 대한 대응 방식의 차이에서 찾을 수 있다. 위기에 잘 대응하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김루어의 아침을 여는 시선 | 곽숙철 | 2012-03-18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