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4 23: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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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다시 노래할 수 있나요?” 연인 관계의 최고 인기작곡가 유승우와 작사가 혜미 사이에 LA에서 온 가수지망생 민록후가 뛰어든다! 그리고 을 위한 야망으로 밀고당기는 우여곡절 끝에 승우와 록후는 치명적인 사랑에 빠지는데…!   승우는 여러 날 동안 망설임 끝에 록후의 핸드폰에 문자를 날렸다. 그리고 곧 후회를 했다. 이게 뭔가? 대한민국 최고의 유명 인기작곡가가 가요제에서 장려상도 받지못한 낙선자에게 먼저 문자메시지를 보내다니…! 자존심이 상했다. 아니 록후가 의아해 할 것 같아서였다. 그런데 미처 1분도 안돼 답신이 날라왔다.   이 자슥 봐라! 열세살이나 많은 나에게 형이라니? 내가 영화배우 강동원도 아닌데 그리 동안인가? 흐응! 기분이 무지 좋았다.  그러나 지금이 찬스이면서 위기였다! 록후에게 혼이 담긴 정말 좋은 곡을 부르게 하려면 인내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강한 무쇠를 만들기 위해서는 용광로에서 몇번씩이나 담금질해야 하듯이 말이다. 너무나 쉽게 뜨거워고 빨리 식어버리는 게 연예가의 체질이었다. 승우는 록후에게 연락을 딱 끊어버렸다.   궁금증의 완곡한 표현이었다.    이제는 아부를 떨어보는가 보았다.   마침내 록후에게서 협박장이 날아왔다. 그래! 이젠 답신을 보내줘야지! 더 미적거리다가는 녀석이 정말로 자살할지도 모르니까…! 승우는 핸드폰의 자음과 모음을 조합해서 확인 버튼을 눌렀다.   그런데 또 답신을 날리고나니 금방 후회가 밀려왔다. 노래에 목숨 걸고 달려드는 녀석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지만 두려운 만큼 한 번 부딛혀 보자는 오기도 생겼다. 이때 30초도 안돼 록후의 문자가 벌떡 솟았다.   이쯤되면 승우로서 별 도리가 없었다. 내가 먼저 시작을 했으니까 책임을 져야 할 것 아닌가? 승우는 할 수없이 답문자를 쏘았다.   그런데 이런 당황스런 일이 있나? 겨우 30분도 안 돼서 록후가 승우의 오피스텔 작곡사무실 문을 열고 짜잔 나타난 것이었다. 사내 녀석이 웬 장미 꽃다발을 가슴에 안고서였다. "혀엉! 나빠요! 형은 사람을 괴롭히는 취미가 있으신가 봐요! 록후가 아주 미쳐 죽을 뻔했다구요? ㅋㅋㅋ!"  록후는 온전한 한글로 표현이 안되는 ㅋㅋㅋ 웃음을 날리며 한껏 투정을 부렸다. 하지만 말투는 그래도 녀석의 얼굴은 기쁨으로 넘쳐났다. 그냥 미소가 넘치다 못해 해바라기처럼 활짝 피어났던 것이다. 승우는 손수 커피를 끓여 함께 마셨다. 오늘따라 커피맛이 죽여주었다. 갑자기 멋진 멜로디가 마구 쏟아질듯한 기분이었다. 이윽고 커피를 마신 록후가 표정을 바꾸며 말을 꺼냈다. "유숭우 작곡가 선생님! 저 다시 노래할 수 있나요? 가수의 소질이 있냐구요?"  에잉? 갑자기 녀석이 정말로 미쳤나? 왜 이리 돌변하는 거야? 형에서 선생님은 뭐고 또 노래가 어쨌다구…? 바보같은 녀석! 내가 왜 너를 이토록 애타게 찾았는데, 그 따위 말을 질문이라고 해? 승우는 뺨이라도 갈겨주고 싶을만큼 화가 났지만, 엉겹걸에 록후의 두 손을 잡으며 다짐하듯 말했다. "네가 얼마나 노래를 잘 하는지는 스스로 알고 있잖아? 그러니까 목숨걸고 덤비는 것 아냐? 그리고 난 그런 너에게 정말 좋은 곡을 주고 싶어서 부른거구…! 이 바보야!"  "네에? 그말 진짜죠? 록후가 가수 될 수 있다는 거 정말이죠? 혀엉!" 그러자 록후는 깡충 뛰어올라 승우의 뺨에 뽀뽀를 해버리는 게 아닌가? 승우는 하도 기가 차서 뻥쪄 록후를 바라보자, 그제야 겸연쩍은 듯 머리를 긁적이며 변명을 늘어놓았다.

연재소설 | 오뉴벨 | 2012-07-29 20:00